[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국내 내·외과 전문가가 '위식도역류질환(GERD) 환자'를 대상으로 한 수술적 치료 효과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12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위식도역류질환 환자에게 수술치료가 대안이 될 수 있는가?' 주제의 원탁회의 관련 내‧외과 학회들과 'NECA 공명'을 개최하고, 공동합의문을 발표했다.
합의문에서는 양성자 펌프 억제제(이하 PPI) 약물이 위식도역류질환 초치료 및 증상 개선에 효과적임을 재확인하고, 항역류수술 또한 최근 국내 연구를 통해 일부 환자에게서 치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또 내시경 검사, 24시간 식도산도검사 등 객관적 검사를 통해 위식도역류질환으로 확진된 환자 중 ▲PPI 약물치료에 잘 반응하지만 장기적인 약물치료에 대한 부담으로 수술을 원하는 환자 ▲PPI로 증상이 완전하게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 한하여 치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다만, 장기 약물치료의 유용성 및 비용-효과 분석과 수술 적응증 확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위식도역류질환은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해 불편한 증상을 유발하거나 이로 인해 합병증을 유발하는 질환을 말한다. 2016년 기준 400만 명이 넘는 환자들이 진료를 받고 있으며, 만성적인 경향을 보이면서 재발이 잦아 약물이나 수술(항역류수술) 등의 적절한 치료와 사후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원탁회의는 보건복지부 연구용역으로 진행된 '위식도역류질에 대한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의 효과비교 및 경제성 평가 연구(고려대 박성수 교수팀, 2018)' 결과를 토대로 진행됐다.
연구팀이 2018년 2월부터 8월까지 항역류수술을 받은 51명의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치료 3개월 후 가슴쓰림 및 산역류 증상이 대부분 호전됐다. 삼킴장애, 트림장애 등의 주요 합병증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원탁회의는 연구결과와 미국, 일본 등의 임상진료지침을 토대로 항역류수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고, 내‧외과 전문학회가 합의해 수술 대상 환자를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전에도 수술적 치료의 비용 대비 효과성이 입증돼 급여가 적용되고 있었으나, 외과계 단체에서 만든 ‘위식도역류질환’ 진료지침이 명확하게 정의되어 있지 않고 의료인의 인식이 부족해 약물치료가 주로 시행돼왔다.
한광협 보건의료연구원장은 "관련 내‧외과 학회가 참여해 국내 항역류수술 적응증에 대하여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한 것은 이번 원탁회의가 첫 사례이다"라며 "전문학회와 공동으로 환자 맞춤형 진료를 위한 방향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연구원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의제를 발굴하고 합의의 장을 마련해 국민 건강 향상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의문은 대한소화기기능성질환‧운동학회 소속 위식도역류질환연구회(위원장 이상길), 대한위암학회 산하 대한위식도역류질환수술연구회(회장 박성수)가 공동 합의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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