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우한폐렴)가 급격히 전지구적 대유행(펜더믹)으로 확산되면서 올해 실적 전망이 밝았던 반도체와 엔터업종의 향후 주가 흐름도 큰 폭으로 추락했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하는 IT·반도체 기업의 주가는 뚜렷한 하향세를 보이고 있고, 엔터테인먼트 종목들도 전년과 비교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증권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관련 업종의 주가가 당분간 침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중국과 한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확진자수가 증가함에 따라 코로나19의 종식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워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업종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의견도 내놓고 있는 반면 엔터업종은 코로나19 여파가 종식되지 않으면 반등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호재 가능성 컸던 반도체·엔터株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휘청’
반도체와 엔터업종은 올해 초만 해도 주가 상승 가능성이 높은 업종으로 분류됐다. 우선 반도체 업종은 올해 견조한 실적 상승이 예상됐고, 엔터주는 아이돌 팬덤의 글로벌화, 중국의 한한령 해제와 같은 호재로 증권업계에 높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중국 우한시에서 발생한 코로나19(우한폐렴)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관련주 종목들의 주가는 줄줄이 폭락했다.
반도체업종 대장주로 불리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올해 1월 초만 하더라도 6만원대까지 치솟았으나 코로나19가 확산되자 4만원대로 하락했다. SK하이닉스 주가도 올해 2월 고점인 10만원대까지 오르다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현재 7만원대(3월 20일 종가기준 7만4800원)로 떨어졌다.
엔터업종의 주가도 급락한 상태다. 엔터주 시가총액 1위 JYP Ent.(JYP엔터)의 현재 주가는 1만7700원(1월 20일 종가기준)으로 이달 초 고점(1월 22일 2만7300원) 대비 30% 넘게 빠졌다. 이밖에 에스엠(SM엔터), 와이지엔터(YG엔터)의 주가도 줄줄이 하락한 상태다.
◆ 반도체株 코로나19에도 낙관론…부정적 시선도 존재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코로나19가 팬더믹(전세계적 유행)으로 번지면서 반도체업종 주가가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반등 가능성에 대해서도 전문가들 마다 상반된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낙관적인 시각은 현재 반도체 업종의 실적은 여전히 양호하다는 평가에서 나왔다. 실제 지난 2월 전체 반도체 수출액은 74억2000만달러(한화 약 9조2379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9.4% 증가했다.
신한금융투자 최도연 연구원은 반도체 산업 전망과 관련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반도체 업황 하향 반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DRAM 업체들은 ㅈ;닌헤 미중 무역분쟁, 화웨이 제재 등 부정적 수요 흐름에도 탄력적으로 공급을 대응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에도 서버 반도체 수요는 여전히 강하다”며 “중국 밸류체인 마비에 영향이 미미하고 대면 접촉과 무관한 성향이기 때문이다. 올해 2분기 서버 D램 가격은 전분기대비 20% 이상 상승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도 “코로나19가 북미, 유럽 등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1분기 현재 반도체, LCD 등의 재고지표는 2016년 이후 최저치로 건전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 시장 조사기관인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분기 서버 D램 가격은 전기 대비 5∼10% 상승해 2018년 2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에 상승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후 2분기에는 가격 상승 폭이 20%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은 “아직은 괜찮을지 몰라도 하반기는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 공급을 조절할 수 있다 해도 수요가 큰 폭으로 줄면 결국 재고는 쌓이고, 가격은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 여파가 전지구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더블딥(회복세를 보이다 다시 침체에 빠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아직 시장은 하반기까지 메모리 가격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가정하에 실적 추정치를 내고 있지만 아무래도 실적 전망에 대한 눈높이를 상당 폭 낮출 필요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 코로나19로 날벼락 맞은 엔터주, 입국금지에 활동도 제한
얼마 전 한한령(사드 규제) 해제로 실적 반등 가능성이 높았던 엔터업종이 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받게 됐다. 코로나19 사태로 대규모 인파가 밀집해야 하는 공연은 개최 자체가 불가능해졌고, 일본을 비롯한 각국의 입국금지 조치로 인해 해외 활동도 차질을 빚게 돼서다.
특히 엔터업종의 실적에 2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일본 활동이 제한된 것은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SK증권 전영현 연구원은 “일본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한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강화함에 따라 2분기에도 지속될 경우 엔터 3사의 2020년 일본 매출액은 기존 추정치 대비 10~20%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 가운데 해당 조치가 장기화될 경우 3사 가운데 일본 매출총이익 비중이 큰 JYP엔터가 가장 (부정적) 영향이 클 것이고, 이에 에스엠(SM엔터), YG엔터 순이다”라고 우려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김현용 연구원은 “3~4월 케이팝 공연 취소 규모가 현재 누적 30만명으로 이는 분기 케이팝 관객수의 16%에 해당하며, 연간 관객수의 4% 수준”이라며 “취소된 공연들은 대개 3월 초부터 4월 중순까지의 공연들로, 3~4월 공연 중 아직 취소되지 않은 공연들의 총규모는 40만명을 상회한다”고 지적했다.
하나금융투자 이기훈 연구원도 “이미 100개국 이상에서 한국발 입국을 금지했고 이익 비중이 큰 일본도 최소 3월 말까지 상호 항공 노선이 막혀 코로나19 이슈가 해결돼야 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코로나19 이슈가 종식될 경우 엔터주는 반등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한화투자증권 지인해 연구원은 “주요 케이팝 아티스트의 유튜브 구독자수 합산은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37% 증가했다”며 “케이팝 영상 콘텐츠의 국내외 트래픽 집중도가 높아지며 구독자수(Q)와 클릭당 단가(P)가 동반 성장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주요 엔터사들의 아이돌 런칭 가능성도 호재로 꼽힌다. 지인해 연구원은 “대형 기획사들의 신인 가수 런칭이 예정(에스엠은 상반기 걸그룹과 하반기 보이그룹, 와이지엔터는 신인 남성그룹 ‘트레져’ 데뷔도 확정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안타증권 박성호 연구원도 “JYP는 올해 11월 Nizi Project를 통해 데뷔할 일본인 걸그룹과 데뷔를 계획 중인 Project C(중국인 보이그룹) 등 신인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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