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이탈리아가 한국의 대응 모델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갔다.
21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월터 리치아르디 이탈리아 보건부 자문관은 발간된 일간 라 레푸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대응 모델의 세부 방식을 연구하기 위한 스터디 그룹을 가동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이사회 일원이기도 한 리치아르디는 “최근 며칠간 이탈리아와 한국의 코로나19 관련 그래픽을 비교·분석해왔다. 보면 볼수록 한국의 대응 전략을 따라야 한다는 확신이 든다”며 “보건 장관의 동의를 구해 이탈리아도 이를 채택해야 한다고 제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식 모델을 적용한다면 일부 또는 특정 지역이 아닌 이탈리아 전역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국은 감염자와 접촉한 이들과 가벼운 증상을 가진 사람을 신속하게 추적해 바이러스 검사를 했다.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 사람들은 증상 정도에 따라 곧바로 자가 격리하거나 병원에 입원 시켜 추가 확산을 최소화했다.
접촉자 등을 추적하는 역학 조사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유한 의료 데이터와 스마트폰 위치추적, 신용카드 사용 내역, CCTV 등의 모두 활용됐다.
휴대전화 앱을 통해 신규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공개하고 같은 장소에 있었던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날 현재 한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8799명 수준이다. 종교집단 신천지를 중심으로 하루 1천명을 넘나들던 신규 확진자 수는 100명 안팎으로 안정화됐다. 누적 사망자 수는 102명이다.
반면, 이탈리아는 누적 확진자 수(4만7021명)가 한국의 5배, 누적 사망자 수(4032명)는 무려 40배 많다. 누적 검사 규모 역시 한국이 32만7509건으로, 이탈리아(20만6886명)의 1.6배다.
이탈리아 현지에서는 한국이 중국이나 다른 유럽 국가와 같이 바이러스 거점 지역의 출입을 차단하거나 전 국민에게 이동제한령을 내리는 등의 봉쇄 정책을 쓰지 않고도 바이러스 확산세를 진정시켰다는 데 주목한다.
엔리코 부치 미국 필라델피아 템플대 교수는 “한국의 코로나19 그래프 곡선은 방역 대책이 작동하며 또한 바이러스 억제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리치아르디는 한국 모델이 개인정보보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선 한국 사례를 언급하며 “감염자와 주변 접촉자를 파악함으로써 다른 대부분의 사람에겐 이동의 자유가 주어진다. 이 문제에 대해선 좀 더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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