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연, 북한 전통의학 현황 보고서 발간

한의학연, 북한 전통의학 현황 보고서 발간

기사승인 2020-04-02 09:48:09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한국한의학연구원이 북한 전통의학인 고려의학의 최신 현황을 소개하고 전통의학 분야 남북 교류·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한반도 전통의학은 남한의 한의학과 북한의 고려의학으로 발전해왔다. 지난 2001년 이래 8년간 13차례의 방북으로 학술토론회·협력의향서 체결 등 교류가 진행되며 남북 관계 회복을 위한 우선적 교류 분야로 관심을 받았지만, 정치적 상황의 악화 등 외부 요인으로 지속적 협력이 이뤄지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이에 한의학연은 정치적·사회적 제한 등 외부 요인을 극복하고 전통의학 분야의 장기적 협력을 활성화하고자 ‘남북 전통의학 교류·협력 방안’보고서를 발간했다. 연구팀은 협력방안 마련을 위한 사전 연구로 북한 내 고려의학의 이용 현황, 연구 특성 그리고 국가 정책 현황을 조사해 분석했다.

이용 현황의 경우 북한의 1차 의료기관에 해당하는 리동진료소, 리인민병원 등 의원급 기관부터 4차 의료기관인 조선적십자 종합병원까지 고려의학을 활용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1차 의료기관에서는 고려의학의 비중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고려의학 전문 학술잡지 ‘고려의학’을 분석한 결과, 고려의학 연구 주제는 복용 한약, 일반 침, 약침, 기타 한약 순으로 많았다. 대상 질환은 소화계통 질환, 근골격계 및 결합조직 관련 질환, 비뇨생식계통 질환 순으로 나타났다.

고려의학 정책의 경우 최근 정권은 원격의료와 같은 ‘먼 거리 의료체계 구축’, ‘향약집성방의 전자화’등 고려의학의 정보화를 중요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북한 의약품의 국산화를 비롯해 병원 자체적으로 고려약 제제 수급이 가능하도록 자립적 생산과 연구를 강조하고 있다.

연구팀은 사전 조사를 기반으로 전통의학 분야 교류·협력 방안을 남북 관계의 정도에 따라 준비, 초기, 확산의 3단계로 구분하고 단계별로 10개의 교류·협력 아이템을 제시했다. 준비 단계는 관계 악화로 인해 실질적 교류가 어려운 단계로 한의계 리더쉽 구축, 협력 전략 수립 등을 중점으로 준비하는 단계이다. 초기 단계는 제재가 일정정도 해소돼 2000년대 수준의 교류가 가능한 단계로 학술교류, 한약자원 사업 등을 협력 아이템으로 제시했다. 마지막 확산 단계는 제재가 완전히 해소돼 평화·통합을 모색하는 시기로 공동의 이익을 위한 한약제제 공장 건립, 전통 약 및 의료기술 개발 사업 위주의 협력을 제시했다.

김동수 한의학연 선임연구원은 “이번에 마련된 보고서는 2000년대 남북 교류가 활성화된 이후 전통의학 분야에서 처음으로 발간된 것이기에 의미가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종열 한의학연 원장은 “남한의 한의학과 북한의 고려의학은 하나의 뿌리를 가진 우리 민족의 중요한 문화유산”이라며 “이번 보고서를 기반으로 후속연구에 박차를 가해 연구결과가 남북 관계 개선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nswreal@kukinews.com

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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