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출산 후 BCG 접종을 하러 가야하는데 걱정이에요. 보건소에서 주사를 맞추고 싶은데 코로나19 때문에 예방접종을 안 한다고 병원에 가라네요”, “코로나19 때문에 병원 가기가 꺼려져요. 어디에서 아기 예방접종을 해야 할까요?”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코로나19 감염 유행으로 보건소 업무 중 일반 진료 업무가 잠정 중단되고 의료기관 방문을 꺼려하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국가예방접종률이 감소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접종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폐렴구균 백신’의 경우 보건소에서만 맞을 수 있어 올해 1분기 예방접종률은 전년 동기 대비 1/3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보건소의 일반 진료 업무 복귀 및 의료기관 접종 확대 위해 ‘안전한 예방접종 안내서’를 각 지방자치단체와 의료기관에 안내하고 있지만 예산이나 인력‧공간적 제약 등의 문제가 우려된다.
23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예방접종률 분석 결과, 65세 이상 노인의 폐렴구균 접종률은 6.4%로 2019년 동기간 18.4% 대비 1/3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폐렴구균 감염증 발생 신고도 전년 대비 16% 정도 증가했다.
또 어린이 필수예방접종 백신 10종 중 12개월 이후 첫 접종이 이루어지는 백신의 접종률은 2019년과 비교해 1%p 감소했다. MMR(홍역) 1차의 경우 2019년에는 95.9%였다면 올해 95.0%로, 수두는 1회 95.8%에서 94.9%, 일본뇌염은 1차 96.9%에서 96.6%로 줄었다. 만 4~6세 이후에 이루어지는 추가접종의 접종률은 약 2~3%p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DTaP(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 4차는 90%에서 87%, IPV(소아마비) 4차는 94%에서 92%, 일본뇌염 4차는 88%에서 86%로 줄었다.
예방접종을 지연하거나 중단하면 올해 말 코로나19 대응과 함께 홍역 등의 예방접종 대상 감염병 유행에 대응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 여기에 노령층에게 치명적인 폐렴구균 감염증과 합병증으로 인한 중증환자 발생은 중환자실 이용률을 높일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폐렴구균 백신이 보건소에서만 접종 가능하기 때문에 일반진료 업무가 재개되지 않는 한 접종 자체가 어렵다는 점이다. 이에 질본은 보건소 업무 재개를 위해 ‘안전한 예방접종 안내서’를 마련하고 각 지자체에 배포해 접종을 권고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민간 의료기관에서도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폐렴구균 백신 접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질본 예방접종관리과 관계자는 “어린이의 경우 95% 이상이 의료기관에서 접종받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어르신들은 보건소에서만 무료로 접종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코로나19 예방 및 선별검사 업무로 보건소의 여력이 딸리면서 예방접종 업무가 잠정 중단돼 백신접종률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확진자수와 선별검사 건수가 줄고 있어 보건소도 원래 업무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에 업무 복귀에 필요한 준비를 하고 지자체가 신경 쓸 수 있도록 안내서를 제작해 배포하려고 한다. 또 대한노인회 등 유관기관가 협력해 접종 홍보 등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접종 사업을 민간으로 확대하는 부분도 검토 중이지만, 예산 편성이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라 기재부와 논의가 필요하다”며 “올해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내년까지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질본은 의료기관에서도 예방접종을 실시할 수 있도록 ‘의료기관 준비 안내서’를 마련한 상태다. 향후 의료계와의 논의를 통해 애로사항 등을 반영키로 했다. 안내서의 개략적인 내용은 ▲사전예약에 의해 오전 접종 업무, 오후 외래 진료 ▲의료기관내 인원 최소화 위해 예약시간 준수 ▲의료기관 직원이 방문자의 대기 상황 모니터링 ▲건강한 어린이와 아픈 어린이 진료 공간 구분 ▲의료진은 KF94나 N95 이상 호흡기 보호구, 의료용 장갑 착용 ▲접종자의 발열 여부, 해외 여행력 등 확인 및 접수 장소, 진료실, 접종실 등 자주 소독 ▲예방접종 대상자-의료진 접촉 최소화 ▲발열 증상 있는 의료기관 직원 출근 금지 등이다.
앞선 관계자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공간을 구분하는 게 힘들 수 있고, 사전예약을 안 하는 환자들이 발생했을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다행히 어린이 백신은 인플루엔자처럼 특정 시즌에 몰려 접종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환자 쏠림 현상을 없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의사협회와 개원의협의회 등과 회의를 진행하고 애로사항 등이 제기되면 현장 의견을 반영해 수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선 각 기관들의 진료시간, 예약가능시간, 평균 환자 수 등을 취합해 사전예약서비스를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지침은 5월 중 적용될 것”이라며 “해당 서비스는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예방접종 도우미사이트를 통해 제공할 예정이라 의료기관 부담은 적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