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재난지원금 처리지연에 ‘재정명령권’ 만지작

靑, 재난지원금 처리지연에 ‘재정명령권’ 만지작

“매듭 빨리 지어야” 최후통첩… 다음달 15일 기한, 국회 처리 불발 시 발동 고민

기사승인 2020-04-23 09:25:10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국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덜고자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정치권의 의견대립으로 공전하고 있다. 이에 청와대가 ‘긴급 재정명령권’ 발동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긴급재정경제명령권은 헌법 76조 1항 규정에 따라, 대통령이 중대한 재정·경제상 위기로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이는 사안에 대해 국회의 집회를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할 경우 취할 수 있는 법적 조치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여·야가 총선을 전후해 약 1달간 재난지원금 지급대상과 규모, 소요재정 충원방식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매듭을 빨리 지어야 한다”며 국회를 압박하는 발언을 했다.

이어 5차 비상경제회의에서도 “국회도 할 일이 태산 같은 비상한 시기임을 감안해 대승적 합의로 신속한 결정을 내려주실 것을 간곡히 당부 드린다”고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다시금 언급했다. 

하루에 서로 다른 자리에서 2번이나 국회를 독촉한 것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시종일관, 여러 차례 신속한 처리를 당부했다. 이제는 매듭을 지어야 한다고 판단을 하신 것”이라고 풀이하며 4월 내 처리, 5월 중 지급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아주 극단적’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다음 달 15일로 끝나는 임시국회 일정 중 2차 추경안 처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통령이 직접 ‘긴급재정명령권’을 발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YTN을 통해 밝히기도 했다.

한편,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2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범위를 전국민으로 확대하는 대신 소득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등의 방법으로 시민들의 자발적 기부를 유도해 소요재정의 일부를 충당하는 2차 ‘절충안’을 도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미래통합당은 자발적 기부를 유도할 방법이 구체적이지 않고 과거 국채보상운동과 다를 게 없다는 비난을 쏟아내며 수용을 거부했다. 이어 지급대상을 ‘소득하위70%’에서 전국민으로 확대할 경우 발생할 추가소요재정을 국채발행으로 채워서는 안 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논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이다.

대통령의 긴급재정경제명령권은 앞서 통합당이 ‘전국민 50만원 즉시 지원’을 주장하며 “코로나19로 인해 집행하지 못한 올해 예산의 지출 항목을 변경해(예산 재구성), 예산 증액 없이 재원을 마련하자는 것으로 대통령의 긴급재정경제명령권 발동으로 되는 일”이라고 먼저 제안했던 방안이기도 하다.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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