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을 위한 긴급대출 신청 24만건이 밀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청 1건당 소상공인 1명으로 단순 계산시 24만명의 소상공인이 대출금이 지급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소상공시장진흥공단 경영안정자금의 정체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4일 현재 기준 1차 소상공인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접수된 지원 신청 금액은 17조9000억원, 53만3000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심사를 받아 소상공인의 통장에 돈이 입금된 금액은 7조6000억원, 28만6000건에 불과했다.
대출 집행률은 금액 기준 42.3%, 건수 기준 53.6%에 머물렀다. 나머지 10조3000억원, 24만7000건은 심사가 진행중이다. 소상공인들을 중심으로 정부의 긴급 자금지원 심사가 ‘너무 느리다’는 불만을 불러온 대목이다.
대출 심사 지연은 주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에서 발생했다. 소진공의 경영안정자금은 9조9000억원(23만9000건)의 신청을 받아 처리금액이 2조4000억원(10만3000건)에 그쳤다. 대출 집행률도 신청 금액과 건수의 절반도 안되는 24.9%, 42.9%로 나타났다.
정부가 소진공에 몰리는 지원 신청을 분산하기 위해 대출 창구를 시중은행과 기업은행으로 분산했지만 소진공 쏠림 현상을 막지는 못했다. 언론에서 그동안 꾸준히 지적한 지원상품의 차이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1.5% 초저금리를 지원하는 기간이 시중은행 이차보전 대출은 1년, 기업은행 초저금리 대출은 3년, 소진공 경영안정자금은 5년으로 차이가 뚜렷하다. 여기에 시중은행에서 취급하는 이차보전 대출의 경우 지원 초기 은행들이 내부신용등급을 적용하면서 대출이 거절되는 현상이 비일비재했다.
정부도 이러한 문제를 인정했다. 정부는 “소진공의 대출 조건이 상대적으로 유리하고, 시중은행과 기업은행의 시행이 상대적으로 늦어져 신속한 집행에 애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에 다음달 18일부터 신청을 받는 1차 소상공인 금융지원 프로그램에서는 대출 창구를 KB국민은행, NH농협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기업은행 등 6개 시중은행으로 단일화하기로 했다. 1차 지원에서 병목 현상을 보인 소진공을 대출 창구에서 제외한 것.
이와 함께 소진공, 기업은행, 시중은행으로 나눠져 있던 지원상품을 한 개로 통일했다. 다만 지원금리를 기존 1.5%에서 3~4% 수준으로 올리고, 지원한도를 1000만원으로 축소했다. 초저금리 지원기간은 5년으로 결정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미 신청된 분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대출 및 보증심사 진행할 것”이라며 “밀려있는 소진공 심사건은 5월중 시중은행으로 이관해 처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5월 18일부터 2차 지원의 사전접수를 받아 25일부터 심사를 시작한다”면서 “1차 지원분도 한도가 모두 소진될 때까지 신청 접수를 계속받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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