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가 일낸 삼성전자, 주가 랠리 이어질까

동학개미가 일낸 삼성전자, 주가 랠리 이어질까

기사승인 2020-04-30 05:00:00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외국인의 매도 행진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로 1개월 전 보다 소폭 상승하고 있다.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의 삼성전자 매수 열풍은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도 불구하고 주가를 떠받쳐준 것이다. 

다만 향후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곡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유보적이다. ▲2분기 실물경제 여파에 따른 증시 하락 가능성 ▲반도체 수요 감소 등의 리스크 요인이 있어서다.

삼성전자가 국내 최고 우량주로 불리지만 주가가 장기적으로 오를 수 있을지는 다소 논쟁적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주가 급증하면서 최근 석달 새 약 100만명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월 31일 기준(예탁결제원 자료) 삼성전자 주주 수는 총 162만8598명으로 지난해 연말 (64만879명)보다 154.1%(98만7710명) 증가했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비중은 지난 3개월 간 약 1% 이상 줄어들었다. 올해 초 외국인투자자 지분이 56.85%였으나 이달 28일 기준 삼성전자의 외인 비중은 55.23%다. 270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을 고려해 보면 약 2조원 이상이 빠져나간 것이다. 

외국인의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주가(4월 28일 기준, 5만원)는 코로나19 여파로 폭락했던 3월 중순(3월 19일, 4만2950원) 대비 16.41% 상승했다. 

하나금융투자 김용구 연구원은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의 매수 행진으로 국내 증시의 하방 완충력과 반등 탄력이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미증유의 글로벌 시스템 리스크 발발이 언제나 저가 매수의 호기였다는 그간의 경험과 부동산 시장 급랭 전환에 따른 가계 ‘머니 무브’의 복합 산물 성격이 우세하다”고 진단했다.

올해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도 코로나19 변수에도 불구하고 선방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6조4000억원으로 전년동기(6조2333억원) 대비 2.67% 증가했다.

메리츠증권 김선우 연구원은 “반도체 사업 부문의 구조적 개선세가 호실적을 이끌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 둔화 영향은 IT·모바일(IM) 및 소비자가전(CE) 부문에 제한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1분기 매출은 17조64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1.9% 증가했다. 영업이익(3조9900억원)은 전년동기(4조1200억원) 대비 0.13% 감소했으나 코로나19 여파를 감안한다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올해 2분기도 양호한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안타증권 이재윤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를 좌지우지하는 가장 큰 요소는 메모리반도체 업황”이라며 “메모리반도체는 언택트 관련 수요 호조로 우상향 추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TV 매출 감소를 상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최근 북미, 유럽의 코로나19 사태가 정점을 확인하면서 5월부터 일부 유통채널의 영업재개를 통한 경제활동 시작이 예상되기 때문에 반도체 현물가격 하락은 제한적 수준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도 “코로나19만 아니었다면 반도체 사이클이 회복기를 이루는 시점이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단기적인 충격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언택트 확산에 따른 첨단 기기 수요 증가 예상되고 주가도 이를 반영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다만 2분기에도 코로나19 상황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수요 위축에 따른 영향을 받을 수 잇을 것으로 전망한다.

하이투자증권 송명섭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될 경우,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업체의 연간 설비투자(CAPEX)도 줄어들고 반도체 수요가 대폭 축소되는 모습이 3분기부터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적 경기침체로 인한 외부적 충격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이 가운데 코로나10 확진자 수가 100만명이 넘는 미국의 경우 실업률이 2분기 이후 급등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계 투자은행 JP모건은 올해 2분기 미국 실업률이 20%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은 32.1%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다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수가 많은 유럽연합도 실업률이 지금보다 2배 가량 증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해외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앤드컴퍼니(이하 맥킨지)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최근 6%대에 머물던 EU 27개 회원국의 실업률이 코로나19 여파로 11%대로 상승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외부적 충격은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고, 코스피지수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는 삼성전자 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 및 주가도 코로나 상황에 따라 변동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현재 증권업계에서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달 28일 기준 평균 목표주가는 6만4485원으로 지난 1월 말(6만9548원) 대비 7.27% 떨어졌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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