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발 대출 부실화 대비...신한·KB ‘양호’, 하나·농협 ‘저조’

코로나발 대출 부실화 대비...신한·KB ‘양호’, 하나·농협 ‘저조’

기사승인 2020-05-05 05:00:00

[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대출 부실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 금융지주들의 대비상태가 크게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과 KB금융지주의 경우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비상상황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쌓아놓았지만 하나금융과 농협금융지주는 금융당국 권고치를 소폭 넘기는 수준에 그쳤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농협 등 국내 5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현재 NPL(부실채권)커버리지비율은 107.5~147% 수준이다. NPL커버리지비율은 금융회사가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에 대해 적립한 대손충당금 비율이다.

NPL커버리지비율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와 같이 부실채권이 급증하는 경기 하강기에 중요성이 강조되는 지표다. 비율이 높을수록 대출이 부실화됐을 때 금융회사가 받는 충격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당국 권고 수준인 100%는 대출 원금과 동일한 금액을 충당금으로 적립한 것을 말한다. 금융업계에서는 대출 부실화에 따른 충격을 모두 해소하기 위해서는 120% 이상의 충당금 적립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한다.

먼저 업계 선도권인 신한금융과 KB금융의 NPL커버리지비율은 140%를 넘기고 있다. 신한금융은 올 1분기 147%, KB금융은 141.4%를 달성했다. 신한·KB금융은 지난 수년간 NPL커버리지비율을 꾸준히 개선해온 결과로 설명했다.

특히 신한금융의 경우 지난 2018년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9이 도입되면서 NPL커버리지비율이 170%를 넘어서기도 했다. 올해 1분기 미국의 JP MORGAN과 웰스파고의 충당금 적립이 폭증한 것도 신한금융과 같은 이유에서다.

뒤이어 우리금융의 경우 128.7%, 농협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107.95%와 107.5%를 기록했다. 5대 금융지주 가운데 비율이 가장 높은 신한금융과 가장 낮은 하나금융의 경우 차이가 40%P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농협과 하나금융은 NPL커버리지비율이 타 금융지주 대비 다소 낮지만 당국의 권고치를 충족한 만큼 향후 대응에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당국의 권고치인 100%는 상회하고 있다”며 “하나금융의 담보는 우량자산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비율이 적게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금융 관계자도 당국의 권고치를 상회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들의 충당금 비율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금융회사의 지나친 대손충당금 적립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금융회사의 지나친 충당금 적립이 자금공급 여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BIS(국제결제은행) 및 미·영의 금융감독청들이 금융회사의 지나친 충당금 적립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이미 내놓고 있다”며 “지나친 충당금 적립이 금융회사의 자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융회사가 위기 상황에 대비해 자본을 최대한 보존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의 발로’라는 지적도 나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위기 상황에 대비해 자본에 여력을 두는 것은 은행의 가장 기본적인 업무”라며 “코로나19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가능한 최대 자본을 보존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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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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