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국민과 더불어민주당 21대 국회 주역들의 선택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월 15일 치러진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당선된 예비 국회의원들은 7일 당선인 총회에서 진행된 1차 원내대표 경선에서 4선 고지에 오른 김태년 의원(56세, 경기 성남구정)에게 82표를 몰아줬다. 상대였던 3선의 전해철 의원은 72표, 4선의 정성호 의원은 9표를 얻었다.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합당이 예정된 만큼 최소 177석, 범여권으로 분류할 수 있는 용혜인·조정훈·양정숙·이용호 당선인까지 포함할 경우에는 ‘개헌’을 제외한 국회 내 모든 권한을 휘두를 수 있는 181석의 민주당 원내 활동을 진두지휘할 권력을 쥐어준 셈이다.
하지만 경선결과는 ‘슈퍼여당’을 만든 국민의 뜻과는 조금 달랐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조원C&I)가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민주당 원내대표 선호도’에 따르면 전해철 후보에 대한 지지가 가장 높았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원내대표로 누가 가장 적합한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17.1%가 전해철 의원을 꼽은 반면, 실제 당선된 김태년 의원은 7.6%, 정성호 의원은 6.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적합한 인물이 없다는 의견은 36.2%,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32.4%였다.
단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의 응답결과만 놓고 봐도 전 의원의 지지율이 24.0%로 10.1%의 김 의원이나 6.1%의 정 의원을 앞섰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 지역 응답자들의 33.2%가 전 의원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김 의원의 경우 강원·제주가 9.2%, 경기·인천이 9.1%로 여타 지역보다 많은 지지층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차이를 두고 정치평론가들은 초선·비주류 의원들의 표가 김 의원에게 몰렸기 때문이라는 유사한 분석을 내놨다. 향후 정국 운영에 있어 극단적인 친문(문재인)의 색체나 강력한 주도보다는 다소 포용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을 선택했다는 풀이다.
류재일 평론가는 “너무 위압적인 보스형 보단 그래도 골목대장 스타일을 선호했던 결과”라며 “김태년 의원도 같은 친문이지만 전해철 의원보다는 다소 계파색이 옅고 의견수렴이 가능할 것이란 판단이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 역시 “전 의원의 경우 친문 성향이 좀 더 강하고 경선과정에서도 대통령을 강조하는 계파적 성향이 두드러져 견제차원에서 표심이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며 “대통령보다 당 중심의 의사결정을 바라는 초선 당선인들의 표심이 작동한 것”이라고 봤다.
이밖에 민주당 내 분위기도 김 원내대표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당이 친문 일변도로 흘러가는 것에 대한 당내 비주류의 견제심리가 작용했다거나, 전 의원의 압승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반대표가 결집한 반작용이라는 관측에 힘을 보탰다.
여기에 국회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과제 추진계획을 최대한 지원하면서도 일방적이기보다는 협력적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의원이 ‘초선이 먼저’라며 전문성을 살려 희망 상임위원회 우선 배정을 공약으로 내건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쿠키뉴스와 조원씨앤아이가 공동으로 진행한 여론조사는 ARS(유선전화 10%+휴대전화 90% RDD 방식, 성·연령·지역별 비례할당무작위추출) 방식으로 진행된 결과다. 응답률은 3.0%(총 접촉성공 3만3792명, 답변자 1001명)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보다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오차보정방법 : [림가중]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 부여(2020년 3월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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