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케이뱅크의 비원이던 유상증자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유상증자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케이뱅크는 약 1년간 ‘개점휴업’ 상태를 벗어던지고 신규대출 업무를 시작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개점휴업 상태였던 1년 사이 금융시장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케이뱅크의 앞길이 험해질 전망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유상증자를 앞두고 주주사간 의견 조율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BC카드를 중심으로 케이뱅크의 주주사들은 오는 18일 진행되는 5949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자본확충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지난 1년간 자본금 부족으로 중단됐던 신규대출 사업을 재개하며 영업정상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하지만 케이뱅크가 ‘개점휴업’상태에 놓였던 1년간 금융시장에 큰 변화가 찾아왔다. 특히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변동하며 금융업계는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해 7월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1.50%로, 현 시점의 기준금리(0.5%)와 무려 1%p나 차이가 나는 상황이다. 기준금리가 낮아진다면 은행들의 여수신금리도 같이 낮아진다. 이 과정에서 대출 마진율이 줄어들고, 순이자마진(NIM)이 감소해 경영이 어려워진다.
은행권에서는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0.25%p 내려갈 경우 순이자마진(NIM)이 0.03%p 감소한다고 본다. 케이뱅크의 1분기 순이자마진은 97억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이익은 240억원 적자다. 올해 정상 대출영업을 재개하더라도 순이자마진 감소로 인해 적자폭을 해소하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 3월부터 국내에 큰 악영향을 미친 코로나19 파장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점도 문제요소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등으로 인해 소비시장이 얼어붙었고,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들의 경영악화가 심화되면서 은행 예치금은 빠져나가고 있고, 대출수요 급증세도 한 풀 꺾여버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3일 기준 6월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NH농협은행)의 저축성예금인 정기예·적금 잔액은 전월대비 5조4724억원 줄어든 682조1843억원으로 집계됐다. 생활자금 부족·수신금리 인하로 인한 매력 하락이 은행의 자산 감소세를 증가시키고 있다.
가계대출도 마찬가지로 코로나19로 인해 수요가 급증하다가 지난 4월부터 증가세가 한 풀 꺾였다. 개인신용대출은 지난 3월 2조2409억원 가량 증가했지만, 바로 다음달인 4월 4974억원 규모로 줄어들었다. 개인신용대출을 메인으로 내세우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는 긍정적인 시그널로 읽기 힘들다.
금융권에서는 케이뱅크의 성패 여부는 참신한 금융상품을 출시여부에 달렸다고 보고 있다. 운영비용이 시중은행보다 낮은 인터넷은행일지라도 기준금리가 ‘제로금리’에 가까워진 상황에서 금리를 내세워도 매력이 없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시중은행들도 지난해부터 각 사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 개선을 통해 편의성을 인터넷전문은행과 동일한 수준으로 끌어올린 상황”이라며 “특히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요 상품인 비대면 개인신용대출도 시중은행 모바일 앱으로 가능한 환경이 조성된 만큼 케이뱅크가 다시 대출재개를 하더라도 치열한 경쟁을 피하긴 힘들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케이뱅크는 영업 정상화 이상의 새로운 금융아이템을 선보이는 것이 필요해보인다”라며 “대출 정상화 이후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 등 케이뱅크가 차례대로 출시할 신규상품들의 혁신성과 편의성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듯 하다”고 덧붙였다.
케이뱅크에서는 수신상품 리뉴얼과 신규 대출상품 출시를 통해 적극적인 영업으로 활로를 뚫겠다는 전략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자본확충이 진행되면 우선 중단됐던 대출업무를 재개하며 ‘영업 정상화’를 진행하는게 급선무”라며 “이와 함께 케이뱅크에서는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기존 금융권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과 같은 신규상품들을 출시하고, 오는 7월 신규 입출금통장을 선보이는 등 수신상품 리뉴얼을 통해 고객들을 끌어들일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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