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자율적인 문화가 코로나19 위기에서 내성을 키웠던 것 같습니다.”
‘스타일쉐어’는 커뮤니티 기반 쇼핑 플랫폼이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전 산업 군이 타격을 입었지만, 스타일쉐어는 위기를 모면했다. 올해만 들어 당사는 매달 10만명씩 회원 규모를 늘렸고, 이달 4일 기준 660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코로나19의 영향을 벗어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율적인 기업문화 때문이라고 스타일쉐어 측은 콕 짚었다. 스타일쉐어 기업문화는 도대체 어떻기에 코로나19의 무풍지대로 인도했을까. 그 내막을 살펴봤다.
4일 방문한 서울시 강남구 스타일쉐어 사옥은 ‘자유’라는 단어가 제격인 곳이었다. 사옥은 한 건물 두 층을 임대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회의실과 편의시설을 갖춘 3층 ▲사무공간과 편의시설을 갖춘 4층으로 구성돼 있다. 3층의 넓은 라운지에서는 점심식사를 마친 직원들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상사 눈치를 보기는커녕 팀 단위로 놀이를 하는 모습도 종종 목격됐다.
자유는 수평적 문화에서 파생됐다. 이날 스타일쉐어에서 만난 안은정 인사팀 리더는 “스타일쉐어는 공유, 신뢰, 자율이라는 세 가지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다”면서 “누군가 건설적인 의견을 냈을 때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문화가 돼야 한다는 것이 회사의 모토”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평적인 문화를 지향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님’으로 호칭하고 있다. 대표님도 ‘(윤)자영 님’이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공간에서도 수평적인 문화가 느껴졌다. 스타일쉐어 사옥은 회의실만 무려 15개에 달한다. 직원 간의 소통에 특히나 힘을 준 것이다. 이 외에도 카페 라운지와 캔틴(구내식당)을 마련해 자유롭게 식사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자율 업무를 지향한다는 특징도 있다. 앞서 스타일쉐어는 임직원이 원할 때 마다 재택근무를 허용해왔다. 재택근무를 낸 직원 사내 공유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업무 상황을 공유하기만 하면 된다.
이같은 분위기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권고되면서 재택근무 문화가 확산하자 더 빛을 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라고 해서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기 때문이다. 사측은 임직원의 더 나은 재택근무를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다. 안 리더는 “전 직원이 동시에 재택근무에 돌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며 “직원들의 불편사항을 조사하기 위해 설문 조사를 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러면서 “출퇴근할 때에는 사측에서 식대를 무제한 지원했지만 재택근무를 하면서 지원받지 못해 아쉽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이에 전 직원에게 점심 식대 8000원을 지급하도록 결정했다”고 이야기했다.
재택근무는 임직원을 향한 경영진의 신뢰 영향이 컸다. 안 리더는 “재택근무에 대한 임직원 니즈가 확인되자 그 당일 경영진은 전 직원 재택근무 시행을 결정했다”며 “당일 늦은 오후에는 재택 가이드 라인까지 내놓았다”고 전했다. 또 “이는 임직원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직원들은 믿은 결과, 실제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두 달 동안 매출 하락이나 업무 소외는 없었다”고 전했다.
앞으로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에 스타일쉐어는 본인들만의 패턴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안 리더는 “불확실성이 만연한 현재에서 중장기 계획을 세우는 건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임직원이 어떤 니즈를 가지고 있는지 설문 등을 통해 파악, 복지와 인사 전략을 꾸릴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9년 동안 핵삼 가치(공유, 신뢰, 자율)를 기반으로 만들어 온 제도들이 직원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돌아보기 위해 사내 컨설팅을 시작했다”며 “구성원이 더 나은 성과를 만들기 위해 어떠한 환경이 필요한 지 더 노력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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