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원구성 3일 벌었지만 선택은 결국 하나”

“통합당, 원구성 3일 벌었지만 선택은 결국 하나”

의사일정 전면거부 vs 체계자구심사권 뺀 법사위 수용, 선택의 기로… 활로는 ‘여론’

기사승인 2020-06-13 05:00:00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늦은 감은 있지만 미래통합당이 살 길은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배정받는 대신 체계자구심사권을 내주는 빅딜을 성사시키는 것뿐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민들이 더 이상의 정치권 내 다툼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 상황에서 민주당 단독으로 177석, 여권연대를 형성하면 180석을 뛰어넘는 힘 앞에 맞서야하는 통합당이 정치권 내 파열음의 진원지가 돼 여론의 공감을 얻지 못한다면 여권의 상대자로 남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정치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이 ‘국회 상임위원장 선출안’ 상정을 뒤로하고 3일의 협상말미를 제공한 직후 통합당의 고뇌가 깊어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선택은 결국 하나가 될 것이라고 봤다.

‘일하는 국회’를 열망하는 국민의 뜻에 반해 ‘의사일정 전면거부’라는 마지막 카드를 빼들고, 이를 유지하는 상황이 지속될수록 실익은 없는데 부담은 커지는 만큼 체계자구심사권을 넘겨주는 선에서 명분과 일부나마 실리를 챙기는 편이 도움이 될 것이란 풀이다.

배 소장은 “체계자구심사권이 넘어가면 통합당 입장에서는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장치를 잃는 셈이라 결단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여론이 볼 때 법사위가 그동안 빚어왔던 부작용은 개선해야하니 실리라도 챙겨야한다. 체계자구심사권은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이어 7월 15일 출범을 앞두고 인사청문회법 등 하위법률의 제·개정이 필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같은 정부정책의 주요사안에 대한 직·간접적 견제가 가능한 자리를 확보하는 것이 장·단기적으로 통합당이 가야할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민주당 또한 수적 우위를 앞세운 정치를 해나가는 모습은 부담일 수밖에 없다. 결국 국민의 공감을 얻으며 국회를 이끌어 나가야하는 상황”이라며 “통합당 입장에서도 일하는 모습을 보이며 정부여당을 견제하고 국민의 공감과 신뢰를 얻어가는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했다.

한편 21대 국회가 제 모습을 갖추기까지 3일의 시간이 더 걸리게 됐다. 미래통합당이 향후 ‘의사일정 전면거부’라는 마지막 카드를 빼들자 파행을 우려한 박병석 국회의장이 한 발 물러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의장은 3일 후인 15일 본회의에서는 결론을 짓겠다는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최대치 이상의 양보를 했다는 민주당은 더 나은 제안을 없을 것이라는 으름장을 놓으면서도 협상장의 문을 열어두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다만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체계·자구심사권을 폐지하는 대신 법사위원장을 양보하는 것에 대한 입장은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수처 때문에 부담스럽겠지만 공개적으로 요구하면 눈이 있어 내주지 않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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