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통장, 네이버와 아무런 관련 없어... 미래에셋, 상품 광고일 뿐”

“네이버통장, 네이버와 아무런 관련 없어... 미래에셋, 상품 광고일 뿐”

네이버통장·토스, 가입은 '쉽게' 해지는 '어렵게'...금융소비자 희롱

기사승인 2020-06-25 05:30:00

[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 A씨는 네이버통장의 금리가 연 3%라는 말에 덜컥 가입했다. 하지만 원금보장이 되지 않고 네이버통장 가입과 동시에 자신의 주거래 은행 계좌와 입출금이 연동 된다는 점에서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에 네이버통장을 즉시 해지하기로 결정했지만 해지 과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스마트폰을 통해 간편하게 가입이 가능했던 네이버통장은 전화를 통해서만 해지가 가능했고, 해지 절차도 복잡했다.

네이버‧토스 등 빅테크 기업을 통해 금융상품에 가입했다가 해지에 나서는 이들의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 가입은 네이버나 토스의 플랫폼을 거쳐 간편하게 진행했지만 해지는 플랫폼에서 지원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25일 네이버통장(네이버파이낸셜)의 해지 절차를 보면 상품 해지는 ‘네이버’ 플랫폼을 통해 불가능하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통장의 해지를 고객센터를 통해 진행할 것을 안내하고 있으며, 고객센터에 전화할 경우 미래에셋대우 직원이 전화를 받는다. 

A씨의 경우 가입에 2~3분이 걸렸지만 해지에는 10배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A씨가 해지까지 거친 과정은 ▲상담센터 통화 ▲해지절차 설명(통장잔고 비우기) 듣기 ▲네이버페이 송금 애로 ▲상담센터 재통화 ▲1000원 입금 ▲1001원 출금 ▲상담센터 3차 통화 ▲해지 성공 순이다.

네이버 통장을 해지한 소비자는 “네이버통장을 개설하고 나서 주로 이용하는 은행의 계좌와 입출금이 연동돼 깜짝 놀랐다”며 “가입은 간편했는데 해지하기 위해서는 계좌 잔고를 0원으로 만드는 과정 등 여러 부분에서 복잡하고 불편했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네이버 통장만의 문제는 아니다. 토스와 같은 금융플랫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토스에서 하나은행의 적금에 가입했다면 해지는 토스가 아닌 하나은행의 지점을 찾아가거나, 하나은행 스마트뱅킹 앱을 거쳐야만 한다. 

금융권에서는 이들 플랫폼이 해지를 지원하지 않는 원인이 스스로 금융상품을 만들어 팔 수 없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토스의 행위가 금융사가 만들어 놓은 상품을 중개하거나 광고하는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소비자와 계약주체는 금융사이고, 계약해지 주체도 금융사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은 네이버와 토스를 통해 가입한 만큼 해지도 이들 플랫폼이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네이버와 토스가 상품 가입만 플랫폼에서 지원하고 해지는 지원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네이버통장’ 등 빅테크 이름을 내세운 상품가입시 해당 플랫폼은 상품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네이버통장의 경우 네이버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미래에셋대우의 상품”이라며 “네이버가 미래에셋대우의 상품을 광고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네이버 플랫폼에서 해지를 지원할 수 없고, 해지는 미래에셋대우를 통해서만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도 "네이버통장이 네이버페이와 연계하고 있지만 일종의 광고로 보면 된다"며 "네이버 플랫폼을 거쳤다고 해도 가입과 해지는 모두 미래에셋대우 프로세스를 따라간다"고 밝혔다.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