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오는 2023년부터 국내 상장주식으로 2000만원 넘게 수익을 낸 개인투자자들은 2000만원을 뺀 나머지 양도차익에 대해 20%(3억원 초과분은 25%)의 세금을 내야 한다.
현재 비과세인 채권, 주식형 펀드, 장외파생상품의 양도차익에도 2022년부터 20%(3억원 초과분은 25%) 세금이 부과된다.
2022년부터는 개인이 가진 주식, 펀드 등 모든 금융상품 투자 포트폴리오의 손익을 통합 계산해 '순이익'에만 과세하고, 올해 발생한 손실을 향후 3년 간 발생하는 이익에서 차감할 수 있게 된다.
다만 현행 0.25%인 증권거래세(농어촌특별세 포함)는 2022∼2023년에 두 단계에 걸쳐 0.1%p 낮춘다.
결국 이 같은 정책은 개인투자자들이 해외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해외주식의 경우 250만원의 수익을 낼 경우 22% 양도세를 부과한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그동안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시장에 머물렀으나 양도세를 내야하는 환경이 놓일 경우 결국 국내 주식 보다는 해외주식 쪽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 또한 단타 매매가 더욱 기승을 부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기획재정부는 25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열린 8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금융투자 활성화 및 과세 합리화를 위한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을 확정, 발표했다.
먼저 2023년부터 현재 대주주에 국한된 상장주식 양도소득 과세가 소액주주까지 확대된다.
다만 기본공제로 2000만원을 빼준 뒤 나머지 이익에 대해 3억원 이하 구간에 20%, 3억원 초과 구간에 25%의 세율을 매긴다.
기존에는 지분율이 일정기준(코스피 1%, 코스닥 2%) 이상이거나 종목별 보유 주식 총액이 10억원 이상(내년부터는 3억원 이상)인 대주주를 제외한 대다수 투자자는 주식 양도세는 내지 않고 증권거래세만 원천징수 방식으로 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간 대주주로 국한했던 주식 양도세 대상을 개인투자자들까지 전면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기본공제를 '2000만원'으로 설정한 것은 시장 충격을 감안할 때 주식 투자자(약 600만명)의 상위 5%인 30만명, 전체 주식 양도소득 금액의 약 85%를 과세 대상으로 삼으면 적절할 거란 판단에서다. 주식 양도소득세가 과세되지 않는 대부분의 소액투자자(570만명·95%)는 증권거래세 인하로 오히려 세부담이 지금보다 감소할 것으로 기재부는 전망했다.
이에 앞서 2022년부터는 현재 비과세인 채권의 양도차익과 '펀드 내 주식'에도 세금을 매긴다.
또한 개인이 보유한 모든 금융투자상품의 연간 소득액과 손실액을 합산해 순이익에만 세금을 매기는 '손익통산'이 도입되고, 손실 이월공제도 3년 간 허용된다. 현재는 불가능한 '펀드 간 손익통산'도 당연히 가능해진다.
기존에 ‘과세 사각지대’에 있던 채권 등을 모두 포함해 전체 금융투자상품에서 발생하는 소득을 하나로 묶어서 종합소득, 양도소득, 퇴직소득과 별도로 분류과세되는 '금융투자소득'을 신설하고, 2022년부터 일부 적용을 시작해 2023년에 전면 도입하겠다는 구상이다. 금융투자소득은 기본 20%(3억원 초과분 25%)의 ‘동일 세율’로 과세한다.
금융투자상품은 자본시장법상 증권과 파생상품이다. 증권은 채권, 주식(주권,신주인수권 등), 수익증권, 파생결합증권(주가연계증권 등), 투자계약증권 등을 말한다.
주식 양도소득 과세가 확대되는 만큼, 증권거래세는 단계적으로 인하한다.
현행 증권거래세는 0.25%(농특세 포함)인데 2022년(-0.02%p), 2023년(-0.08%p) 두 번에 걸쳐 총 0.1%p 낮춘다.
한편 이날 정부가 발표한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은 7월 초 공청회, 금융회사 설명회 등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 뒤 내달 말 공개하는 ‘2020년 세법 개정안’을 통해 최종 확정된다. 이후 9월 초 소득세법, 증권거래세법 등 관련법 개정안을 제출해 정기국회에서 입법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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