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국립공원과 명산 정상에 세워진 표지석에 누군가 기름으로 추정되는 액체를 부은 흔적들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26일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8시께 설악산 정상 대청봉 표지석 표면에 기름으로 추정되는 액체가 흘러내린 것을 야간 탐방객 확인 순찰에 나섰던 대청분소 직원이 발견했다.
당시 대청봉 표지석에는 위에서 중간 부분까지 액체가 흘러내려 온 모습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다. 대청봉 표지석 흔적은 발견 다음 날 내린 많은 비에 현재는 대부분 씻겨진 상태다.
국립공원과 유명산의 표지석들을 훼손시키는 이같은 일은 적어도 수개월 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 누리꾼은 글에서 “3월 21일 지리산 등산에서 정상 표지석에 이상한 기름 흔적이 보여 국립공원에 전화해 상태를 알려드렸다”며 “어제 인스타에 올라온 월악산 정상 표지석을 보았는데 그곳도 같은 상태의 기름 흔적이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몇군데 국립공원 표지석을 확인해 보니 치악산, 함백산, 신불산에서도 같은 기름 흔적이 보였지만 오대산, 덕유산, 태백산, 무등산, 주왕산, 속리산에는 흔적이 안 보였다”고 언급했다.
그는 “누군가 개인 욕심을 위해 저지른 행위 같은데 바쁘겠지만 깨끗한 관리를 부탁드린다. 설악산도 개방되면 이렇게 훼손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적었다.
최근 설악산에서도 이같은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해당 표지석을 확인해 조속한 조치를 하겠다"며 "전국 국립공원 정상 표지석에 같은 흔적이 있는지 점검하고 순찰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설악산사무소 관계자는 “국립공원 표지석이 아닌 다른 산의 표지석에서도 같은 흔적이 발견되는 것을 보면 국립공원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행위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표지석 주변에 CCTV가 없어 행위자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표지석 액체 성분 분석이 이뤄지지 않아 정확히 어떤 물질인지 알 수 없다"며 "형태로 보아 오일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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