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독재’ 발언 두고 둘로 갈린 여·야

윤석열 ‘독재’ 발언 두고 둘로 갈린 여·야

민주·정의, “반정부 선언, 정치나 해라” vs 통합·국민, “수사독립성 강조, 할 말 했다”

기사승인 2020-08-05 18:44:53
▲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쿠키뉴스 DB

[쿠키뉴스] 정유진 인턴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의 ‘민주주의 허울을 쓴 독재’ 발언을 두고 범여권과 범야권의 해석이 극명히 갈렸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윤 총장의 발언을 ‘정치적 발언’이라고 규정하며 윤 총장을 향해 사퇴를 촉구했다. 반면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은 윤 총장의 발언이 검찰총장으로서 수사의 독립성을 지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두둔했다.

앞서 3일 윤 총장은 신임 검사 신고식에서 “우리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얼핏 신임 검사를 위한 원론적인 이야기다. 다만 윤 총장이 수사지휘권으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갈등을 빚은지 한달 여만에 나온 발언이기에 이목을 끌었다. 더구나 ‘독재’, ‘전체주의’와 같이 이례적으로 강한 단어를 써 정부와 여당을 비판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담겨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 발끈한 민주당·정의당… 윤 총장에 ‘사퇴’ 요구

이에 민주당 지도부와 정의당은 5일 윤 총장의 발언이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봤다. 나아가 윤 총장의 사퇴를 종용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총장의 발언을 두고 “문재인 정부가 독재·전체주의라는 주장으로 해석되는데, ‘문재인 정부’라는 주어만 뺀 교묘한 주장”이라며 윤 총장을 향해 “이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그는 “총장직을 유지한다면 독재와 전체주의 대열에 함께한다는 것과 뭐가 다른가. 차라리 물러나 본격적인 정치의 길에 들어서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종민 의원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윤 총장의 발언을 두고 “100% 정치를 하는 것인데, 검찰총장은 정치를 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도 동조했다. 박원석 정의당 정책위의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대통령이 임명한 검찰총장이 신임 검사를 앞에 놓고, 누가 봐도 이 정부를 상대로 ‘민주주의의 허울을 쓴 독재다’라고 애기하는 게 은유적인 비판”이라며 “그런 얘기를 하려면 검찰총장을 그만하고 야당 정치인이 되든 본인이 생각하는 민주주의 운등을 하든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미래통합당 조수진 의원, 김도읍 의원, 유상범 의원이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조현지 인턴 기자

◇ 윤석열 감싸는 통합당·국민의당… “검찰총장으로서 할 말 했다”

민주당과 정의당의 공세에 통합당과 국민의당은 윤 총장을 옹호하고 나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통합당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반응에 대해 “(여당이) 이를 단순히 ‘검찰총장이 정치하는 것이냐’고 치부하는 것은 너무 소아적인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들은 “윤 총장 입장에서는 정치권의 그늘에서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 검찰 본연의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있을 것이다. 절규하는 심정일 것”이라고 윤 총장을 두둔했다.

조해진 의원은 MBC 라디오‘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법의 수호자로서 인내심이 한계에 온 것”이라며 “검찰총장으로서 할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국민의당도 윤 총장이 “수사기관의 최고 수장으로서 수사 독립성을 위한 발언 한 것”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일축했다. 권은희 원내대표는 “검찰총장이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를 하면서 정치권으로부터 압력을 받는 상황”이라며 오히려 정부와 여당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수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윤 총장이 사퇴해야한다는 민주당의 주장에는 “사퇴할 사람은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수사를 방해한 사람들이다. 그로부터 독립성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이 사퇴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그렇게 되면 법치주의가 퇴보하는 것”이라며 윤 총장의 사퇴를 강력히 반대했다.

ujiniej@kukinews.com
정유진 기자
ujiniej@kukinews.com
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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