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대표는 23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의 대담에서 "대통령도 대선 때 페미니스트라고 했지만 박 전 시장 사건에 침묵했고, 안희정 전 충남지사나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나 박원순 전 시장 모두 '젠더 마인드'를 갖고 있다고 본인 스스로 이야기했던 분들"이라며 "그런데 모든 게 선거에서 표를 얻고 권력을 획득하기 위한 것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박 전 시장은 여러 의미로 인연이 있어서 정말 문상 가고 싶었다. 그런데 서울특별시장(葬)으로 해서 갈 수가 없었다. 옳지 않은 형식이기 때문"이라며 "나는 집권 여당이 박 전 시장 장례를 그렇게 치르는 것을 크게 반대했다. 모든 것을 정치적인 계산에 의해, 사람의 죽음까지도 이용하는 막장"이라고 성토했다.
또 권력형 성범죄에 대한 여성단체들의 이번 사건 대응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여성 인권에 대해 여러 사람이 오랜 시간 힘을 모아 쌓아온 것들을 우리편이라는 이유로 송두리째 무너뜨렸다"며 "씻을 수 없는 죄를 졌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진 전 교수도 박 전 시장 사건에 대해 "유서에서 정작 하셔야 할 말씀이 없더라. 바로 피해자에 대한 사과"라며 "미안하다는 말을 주변 사람들한테 하고, 정작 피해자에 대한 미안하다는 말이 없더라"고 지적했다.
이어 "거대한 가해 구조가 있고, 그거 때문에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거다. 박 전 시장만의 문제가 아닌 권력형 성범죄다. 그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사람들이 문제"라며 "장례도 원래 가족들이 사적으로 가족장으로 조용히 하길 원했는데, 민주당에서 서울시장으로 추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에서) 피해 여성에 대해서 '너 때문에 돌아가셨다'던지. 입에 못 담을 2차 가해가 쏟아졌다. '박 전 시장의 가치가 100조'라느니, '원래 위인들은 나쁜짓 하는 거다'라는 프레임을 동원한 옹호도 나왔다"며 "박 전 시장은 돌아가셨으니 어쩔수 없지만, 우리가 더 중요하게 반성야 할 것은 그 후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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