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KTCS 일산선 파열음…특정 업체 몰아주기 의혹

코레일, KTCS 일산선 파열음…특정 업체 몰아주기 의혹

“사업 취지 안 맞고 비용은 두 배”…입찰 공고 특혜 논란 불붙어

기사승인 2020-09-04 04:00:04
▲차세대 KTX 조감도(사진=코레일 제공)
[쿠키뉴스] 임중권 기자 =정부가 국산화를 위해 추진 중인 KTCS(Korea Train Control System-M, 한국형 도시철도 신호시스템) 시범사업을 두고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애초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에 참여하지도 않은 특정 업체가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입찰 기준을 완화하면서 특정 업체 몰아주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코레일은 국가 R&D로 개발된 KTCS-M의 안정성과 호환성 검증을 위해 일산선 대화-백석 구간(6.6km)에서 시범사업 추진을 최근 확정했다. 시범 사업은 일산선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향상을 위해 2022년 완료될 예정이다.

공개된 공고문 입찰 참가 자격에는 국가R&D ‘도시철도용 무선통신기반 열차제어시스템 표준체계 구축 및 성능평가’에 참여해 GA SIL4 인증을 획득한 업체가 참여할 수 있다고 명기됐다.

또한 한국철도표준규격(KRS SG 0069)을 기반으로 하는 한국형 도시철도신호시스템(KTCS-M1) GA SIL4 인증을 획득한 업체 역시 가능하다는 게 공고문 내용이다.

이에 과거 2011년부터 2014년까지 ‘국가R&D ‘도시철도용 무선통신기반 열차제어시스템 표준체계 구축 및 성능평가’에 참여해 GA SIL4 인증을 획득한 에스트래픽과 현대로템, LS산전(현 LS ELECTRIC) 등 3개사는 입찰 기준을 완화해 특정 업체에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개발 3사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코레일과 함께 기존 수입에 의존하던 도시철도 신호시스템을 국산화하기 위해 3년 6개월간 450억원 가량을 투입해 KTCS 국가 R&D 기준에 충족하는 ‘철도통합무선망 기반 열차제어시스템’을 개발했다. 또 해당 시스템의 안전성과 호환성까지 검증했다는 입장이다.

실제 국토교통부는 2015년 철도통합무선망 기반 열차 시스템을 철도표준규격(KRS)으로 제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가R&D에 참여하지도 않았고 호환성 검증 절차를 거치지 않은 특정 업체가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준을 완화하는 상황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개발 3사는 코레일 측에 입찰 참가 자격을 관련 R&D 개발사로 국한하거나, 과거 R&D 개발 3사가 현장시험 패스 후 외부 인증업체 확인을 받은 것과 동일하게 R&D에 참여하지 않은 업체도 현장시험 통과 후 입찰 참가 자격을 부여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코레일 측이 묵살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특혜 의혹이 불거진 업체가 KRS 기반의 KTCS-M 기술을 개발했다지만 해당 기술과 인증에 대해 입찰참가자격 심사단계부터 확실한 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기존 3사가 상호검증을 한 기술과 달리 국민을 운송하는 철도 기술에 대한 호환성 검증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철도 신호 시스템은 호환성이 핵심이다. 현재 사업 참여사 간 상호호환성 검증은 끝났지만, 호환성 검증이 안 된 회사가 사업에 들어올 경우 추가 검증에 비용과 시간이 이중으로 소모될 것”이라며 “만약 철도 신호체계의 호환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시민 불편과 안전성 확보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사업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국가개발과제의 취지가 기술개발을 하고 국산화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국산 상용화의 기회는 주지 않고 더 많은 기업이 입찰에 참여하게 하고 있다. 취지에 맞지 않게 사업비를 낮추려는 의도나 기업 밀어주기가 아닌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업계 전문가도 “특혜 시비가 일고 있는 이번 입찰의 가장 큰 문제는 새롭게 추가된 GA SIL4를 보유할 경우 해외 업체도 입찰 참여가 가능하다는 점”이라며 “이는 수입에 의존하던 도시철도 신호시스템을 국산화하겠다는 국토부의 기본계획 목적과 취지에 부합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코레일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R&D에 참여했다고 참여 기업에만 사업 기회를 주면 그것이 특혜”라며 “참여사를 배제하고 다른 업체를 선정한 것도 아니다. 이들을 포함하고 다른 업체에도 기회를 준 것뿐이다. 과거 R&D 산업에 참여해 경쟁력이 높아졌다면 입찰 선정에서도 유리한 고지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im9181@kukinews.com
임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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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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