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고섶 사진가,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중인 고속열차 승차기
- 열차 내 방송 통해 수시로 안전수칙 전달
- 마스크 쓴 귀향객 말은 없지만 표정은 설렘 가득
[쿠키뉴스] 글·사진 왕고섶 사진가 =추석연휴를 하루 앞둔 29일 아침, 서울역이 한산하다. 평소 명절 대수송기간의 혼잡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고 평일수준 보다도 오히려 이용객이 없다.
역구내 곳곳에는 명절 수송 기간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개찰구마다 열감지카메라가 설치되어 이용객의 체온을 실시간으로 살핀다.
기차역 편의점 등에서는 마스크를 평소 대비 3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해 코로나19 예방에 힘을 보태고 있었다.
한산한 플랫폼을 통과해 열차에 오르니 열차 내부는 창가 쪽 좌석만 발매해서 더욱 여유롭다.
이에 따라 실제 판매된 좌석은 23% 수준에 그쳐 많은 사람들이 귀성을 포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측 좌석에는 이용객들의 소지품이 한자리를 차지했다. 올해 추석열차수송기간에는 입석승차권 발매가 중지되고 승차권에 표시된 구간 외 연장은 더더욱 불가하다.
기차가 서울역을 출발하자 추석기간 내 열차이용객이 열차 내부에서 지켜할 사항들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온다. ‘음식물섭취를 자제해 달라’ ‘열차 내에서도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 ‘특히 코와 입을 완전히 가려달라’ ‘대화나 통화는 객실 밖 통로를 이용해 달라’ 등 등 덕분에 음식물 섭취를 하거나 소리 내어 대화하는 승객 역시 눈에 띄지 않는다. 열차 내 이용예절은 평상시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다. 마치 예의 바르기로 소문난 일본의 열차를 타고 있는 느낌이다.
대부분의 승객들은 기차가 빠른 속도로 서울을 벗어나자 핸드폰으로 문자를 주고받거나 지그시 눈을 감고 잠을 청하지만 그래도 마스크 위 눈가에는 고향에 간다는 설렘과 기대가 언듯 언듯 비췄다.
KTX를 타고 아들이 근무하는 부산까지 내려간다는 이우숙(62· 성북구)씨는 “평소 명절에는 친척집 방문 등 오고 가는 일, 사람 만나는 일로 매우 분주했는데 올 추석은 너무 차분해 오히려 적응이 안 된다”며 “코로나 19를 이겨내고 하루속히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거리두기와 마스크 제대로 쓰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킨다”고 말했다.
기사정리 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