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진수 기자·김희란 인턴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 개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치열한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외교통일전문가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포럼 이사장이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한반도가 겪을 변화를 분석했다.
장 이사장은 5일 오전 ‘어메이징코리아 충청’ 주최로 열린 ‘국민대통합을 위한 벤처 폴리틱스 전국투어’ 강연에서 “우리와 동맹 관계를 맺고 있는 세계 초강대국인 미국의 대통령이 어떤 유형의 지도자이냐에 따라서 대한민국의 운명이 결정된다”라며 대선 결과가 가지는 의미를 강조했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가장 크게 좌우되는 것 중 하나는 ‘한미동맹’이다. 장 이사장은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가 들어섬과 동시에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자유를 지켜온 한미동맹이 매우 큰 위기를 맞게 되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한미동맹의 미래는 비관적이다. 장 이사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적 보호주의자이다. 그는 미국 내 경제발전을 위해서 미국의 모든 수단과 자원을 동원해 미국경제를 보호하는 최우선적인 정책을 펼칠 것”이라며 “미국의 경제적 이익에 맞지 않으면 동맹의 끈도 얼마든지 느슨해질 수도 팽팽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 미국 우선주의자”라며 “미국의 외교정책은 철저히 미국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방향에서 펼쳐지며 동맹국의 입장이나 처지는 항상 뒷순위로 밀린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은 독일에 주둔한 미군 철수 명령을 내린 전례가 있다. 장 이사장은 뉴욕타임스(NYT)보도를 인용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불만 등을 이유로 독일에 주둔한 미군 9500명을 감축하라고 미 국방부에 지시하기도 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관이 지금 곳곳에서 동맹 불화를 낳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상황은 조금 달라진다. 그는 동맹국 중시정책을 따를 방침으로 알려졌다. 장 이사장은 “바이든 후보는 한국과의 동맹 파트너십을 강화하면서 한미 양국의 공동이익을 추구하는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이익 중심의 관점에서 벗어나 한미 양국이 공유해 온 인류 보편적 가치인 민주주의, 자유, 인권, 법의 지배와 같은 공통의 가치를 중시하는 관점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결과적으로 두 후보는 대북정책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기존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을 통한 top-down(위로부터 아래로) 방식의 ‘직접 담판형 합의’를 추구해왔다. 장 이사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개인적 친분과 유대관계를 강화하는 데 집중하며 정상 간의 ‘은밀한 사적 관계’, ‘비밀주의 접근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바이든 후보는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외교정책을 통렬히 비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이 ‘폭력배와의 거래’라고 비난했다. 장 이사장은 “바이든 후보의 대북외교는 트럼프처럼 즉흥적이고 원칙 없는 사적 직감에 의존하기보다는 외교적 전통, 국제규범 및 제도, 국제질서의 원칙, 보편적 가치, 정책의 일관성에 기초하여 대북정책을 추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바이든 후보는 북미 간 실무그룹(working group level)을 통한 단계적 접근방식으로 최우선적 신뢰구축, 점진적 절차와 합의, 철저한 검증, 과학적 확인, 되돌이킬 수 없는 단계의 핵시설 해체 및 봉합 작업(CVID) 순으로 나아가는 소위 bottom-up(아래로부터 위로 올라가는) 방식의 ‘점진적 CVID 합의 방식을 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 이사장은 “한미동맹은 한국의 국가 운명을 결정짓는 핵심축이자 핵심이익”이라며 “한미동맹 약화는 곧 북한 핵 위협의 공포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경우에도 한미동맹의 근간을 흔드는 대미안보외교를 속단해서는 안 된다”면서 “미국의 신(新)행정부를 맞아 더욱 노련하고 원숙한 대미외교안보전략을 구축해 나가는 것이 국가 대전략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장 이사장은 보수 색채가 짙은 발언을 이어온, 호남과 영남을 아우를 수 있는 조건을 가진 국민통합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야권에서 보기 드문 ‘호남 인재’다. 전남 고흥 출신으로 과거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해 국정운영의 경험을 갖춘데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적자’로서 국민대통합을 이끌어내기 적합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에는 강연회 등 굵직한 행보를 보이며 정치권에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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