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 형사6부(오석준 이정환 정수진 부장판사)는 2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의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 회장이 개인적으로 구입한 미술품 38점을 효성' 아트펀드'가 비싸게 구입해 차익을 얻은 혐의를 유죄로 판단한 1심을 깨고 무죄로 판단했다.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유무죄 모두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이에 조 회장이 측근 등에게 허위로 지급한 급여 16억원(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의 횡령만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미술품의 아트펀드 편입 당시 시가에 대한 직접적인 자료나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평가방법이나 기준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다"며 "임무위배행위가 없었다면 더 낮은 수준의 가격으로 미술품을 매입했을 수도 있었다는 가능성만 가지고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고는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지난 2013년 주식 재매수 대금 마련을 위해 본인이 대주주로 있는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에 유상감자와 자사주 매입을 지시해 179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도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임의로 사용한 횡령 금액이 상당하고 그 기간도 짧지 않은데다 황령한 금액 대부분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보여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다만 피고인이 피해금액을 모두 변제했고 원심에서 유죄로 판단한 아트펀드 관련 배임 부분이 무죄로 판단됐기 때문에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했다.
조 회장은 지난 2013년 주식 재매수 대금 마련을 위해 본인이 대주주로 있는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에 유상감자와 자사주 매입을 지시해 179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로 지난 2018년 기소됐다. 아울러 2008~2009년 개인 자금으로 구입한 미술품 38점을 효성 아트펀드에서 비싸게 사들이는 등 12억원의 차익을 얻은 혐의도 받았다.
2007~2012년 조 회장은 측근 등 허위 채용을 통해 3억7000만원의 급여를 허위 지급하고, 2002~2011년 효성인포메이션에서 근무하지 않은 측근인 한 모 씨에게 12억4300만원의 허위 급여를 지급한 혐의도 있다.
1심은 허위 급여 지급 등 횡령 혐의는 상당부분 유죄로 인정했지만 혐의액이 가장 큰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과 관련한 179억원의 배임혐의를 무죄로 판단했었다.
조 회장은 선고 결과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원을 떠났다.
이날 선고에 대해 효성은 만족한 분위기다. 효성 관계자는 "재판부의 판단을 존중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경제상황이 어려운데, 투명하고 정도경영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unsik8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