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도 수능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매년 시행되는 수능이지만 올해 수능은 조금 다르다. 유례없는 최악의 팬데믹 속에서 치러지기 때문이다. 이에 코로나19가 수능에서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받고 있다.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것은 수능의 난이도다. 일각에서는 올해 고3 학생들의 등교 수업일수가 적어 수능 난이도가 쉬워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그러나 교육 당국은 코로나19에 따른 인위적인 수능 난이도 조정은 없다고 못 박았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2일 “인위적인 난이도 조정은 현장의 혼란이 클 것”이라며 평년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관계자는 지난 10월 “지난해 출제 기조를 유지하면서 올해 수험생의 특이사항을 판단해 수능에서 적정 난이도로 출제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입시 전문가들 역시 난이도가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지난 6월·9월 평가원 모의고사를 토대로 보면 수능 난이도가 급격히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시험의 실제 난이도와 수험생의 체감 난이도의 격차가 매우 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문제가 평이하게 출제되더라도 수능 응시생이 어렵게 느낄 가능성이 크다”라면서 “코로나19라는 상황 속에서 학생들의 절대적 공부량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재수학원 관계자 역시 “전반적으로 학력 저하 현상이 심할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이 느끼는 난이도는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또 코로나19가 ‘중위권 공동화(空洞化) 현상’을 만들 것으로 전망했다. 우 소장은 “과거에는 중위권 성적대가 두터워 전체적 분포가 종 모양을 띠었다면, 올해는 중위권이 줄어들어 모래시계 모양을 띨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재수학원 관계자는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을 갖추고 있던 상위권 학생들은 수능을 더 잘 보거나 예년 수준을 유지할 것이다. 그러나 학원에 의존했던 중위권 학생들은 공부 흐름이 끊겨 집중을 못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수능에서 재수·반수생 등 졸업생의 비율이 높아진 것도 특징이다. 수능 응시자 중 졸업생은 올해 수능 지원자 중 27%를 차지해 지난 200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대학 수업이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졸업생들은 수능 공부를 병행하기 수월해졌기 때문이라고 추측된다.
그러나 고3 학생들은 겁을 먹을 필요가 없다. 올해 고3 학생들과 재수생들의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았다. 고3 학생들의 등교는 지난 5월20일에서야 재개됐고, 300인 이상 재수학원은 지난 8월부터 두 달 가까이 문을 닫았다. 재수학원 관계자는 “재학생이든 재수생이든 등교·등원을 하지 못한다고 수동적으로 공부한 학생들보다는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한 학생들이 약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수능 직전에는 지금까지 학습한 내용을 다시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우 소장은 “수능을 앞두고 불안함에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보다는 지금까지 배운 내용을 위주로 복습해야 한다”면서 “수능 전날 밤늦게까지 공부하지 말고 오답 노트 등으로 간단히 정리하고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라며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도록 끝까지 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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