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부회장은 SK가 하이닉스를 인수하는데 중주적인 역할을 하는 등 그룹 내 최고의 인수합병(M&A) 전문가로도 평가받는다.
SK그룹 3일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각 관계사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 이 같은 내용의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SK그룹은 "각 회사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기반으로 고객, 투자자, 시장 등 이해관계자에게 미래 비전과 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신뢰와 공감을 쌓는 이른바 '파이낸셜 스토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우선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SK하이닉스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박 부회장은 그간 그룹 내에서 크고 작은 M&A를 성사시키는 등 신성장 사업 발굴에 능통한 전문 경영인으로 자타가 공인한다. 그는 특히 최태원 회장의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을 실행전파하는 첨병으로 중추적인 역할수행을 했다.
박 부회장은 SK그룹의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SK하이닉스 인수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하이닉스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끈 인물이다. 1990년 당시 SK그룹의 한국이동통신 인수를 비롯해 하이닉스 반도체 인수 등 공격적인 M&A로 그룹의 신성장동력 발굴에 중대한 역할을 해냈다.
유정준 SK E&S 사장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업계에서 풍부한 경험과 글로벌 감각을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솔루션 등 성장사업의 글로벌 확장을 이끌게 됐다.
유 부회장은 SK종합기획실장 상무보, SK최고재무책임자(CFO), SK에너지(SK이노베이션) R&C 사장, SK루브리컨츠 대표이사, SK에너지 R&M 사장, SK그룹 G&G추진단(미래 성장동력 발굴 전담조직) 단장 등으로 해외사업과 에너지사업을 이끌었다. 최 회장과는 고려대 선후배 관계다.
그룹 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는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했다. 지배구조 투명성, 관계사 이사회 중심 경영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일환이다. 또 기존 에너지·화학위원회를 없애고 환경사업위원회를 신설했다. 사회적 화두인 환경 관련 아젠다를 본격적으로 다루게 된다.
이외에도 바이오소위원회, 인공지능(AI)소위원회, DT소위원회를 관련 위원회 산하에 운영하게 된다.
SK그룹 관계자는 "변화를 통해 환경, 지배구조 등 ESG 문제를 선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함과 동시에 바이오, AI, DT 등 미래 먹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거버넌스위원회 위원장에는 수펙스추구협의회 자율·책임경영지원단장과 법무지원팀장을 맡고 있는 윤진원 사장이, 환경사업위원회 위원장에는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선임됐고, ICT위원회 위원장은 박정호 부회장이 맡게 됐다.
임원에 선임된지 3년만에 사장 자리에 오른 추형욱 SK E&S 신임 사장은 소재 및 에너지 사업 확장 등에 크게 이바지한 것으로 알려진다. 추 신임 사장은 유정준 부회장과 공동대표로 SK E&S를 이끌어 나가게 됐다. 1974년생인 추 신임 사장은 올해 47세다.
SK그룹 관계자는 "연공과 무관하게 능력과 성과를 중시하는 SK의 인사 철학이 반영됐다는 평가"라며 "지난해 임원관리제도 혁신을 통해 상무와 전무 등 임원 직급을 폐지하는 등 임원관리제도를 혁신한 바 있다"고 말했다.
염용섭 SK경영연구소 신임 사장은 지난 2017년부터 경영경제연구소를 이끌며 행복경영, 딥 체인지 등 SK의 최근 변화에 밑거름 역할을 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염 신임 사장은 ESG 등 그룹의 방향을 제시하고 과제를 발굴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SK그룹은 이와 함께 신규 선임 103명을 포함해 총 107명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여성 인재 발탁 기조는 올해도 이어졌다. 이에 여성 임원은 지난해보다 7명 늘어 총 34명으로 늘었다. 신임 임원의 평균연령은 48.6세다.
SK관계자는 "코로나19 등 경영환경을 감안해 예년보다 신규 선임 규모는 소폭 감소했으나 바이오, 소재, 배터리 등 신규 성장사업에는 능력 있는 인재를 과감히 발탁했다"면서 "임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젊고 유능한 여성 임원 후보군을 조기에 발탁해 체계적으로 육성해 나갈 방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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