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현재 BTS가 소속된 빅히트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빌보드에서 전례없는 기록을 달성했지만 주가는 지지부진하고 있어서다. 이는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글로벌적인 인기를 끌 당시 와이지엔터(YG엔터)의 주가 흐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YG엔터는 8만원대까지 폭등한 적이 있는 것과 상이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빅히트의 주가는 소폭 상승했으나 이는 한한령 해제 기대감에 따른 효과다. 실제 JYP엔터와 YG엔터는 한한령 해제 가능성이 크다는 보도에 주가가 일일 10% 상승했다.
현재 빅히트의 주가는 이달 3일 기준 18만9500원으로 상장 당일 시초가(27만원) 대비 29.81% 하락했다. 빌보드 차트 3관왕 등극 ▲한한령 해제 기대감 등의 호재에도 주가는 기대만큼 오르지 않은 것이다. 즉 현재 주가는 상장 이전부터 선(先)반영됐다는 것이다. 오히려 BTS 멤버들의 군문제가 남아있는 이상 주가 상승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미 IPO(기업공개) 당시 책정된 공모가(13만5000원)에 과도한 거품이 있었다고 지적한다. 애초에 밸류에이션(기업의 주가 대비 가치) 책정을 위한 멀티플 대상을 기존의 엔터사(JYP·YG엔터) 뿐만 아니라 플랫폼 IT(정보기술)기업 네이버, 카카오까지 적용한 게 문제였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당시 빅히트는 멀티플 적용을 플랫폼 기업으로 맞추다 보니 공모가가 높게 책정된 것이고, 증권사 애널리스트(엔터 섹터)도 이에 맞춰 목표가를 책정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빅히트 이전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직후 이틀 간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이 같은 ‘거품’을 더욱 키우게 됐다고 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가 상장 직후 연속 상한가를 내면서 다음 매물인 빅히트에 대한 거품을 키운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공모가와 시초가의 거품 현상은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사 그리고 금융당국의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IB업계 측은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멀티플을 적용할 경우 최종적으로 금융감독원이 이를 심사하게 된다”며 “밸류에이션을 책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멀티플 책정 과정을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 관계자는 “어차피 공모가는 시장의 판단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고, 공모가를 높게 잡다가 자칫 물량을 떠넘길 수 있고, 현재 주가는 공모가 보다 높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IB업계 관계자들은 공모가를 높게 잡으면 물량을 떠안을 위험도 있지만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측면에서 향후 영업에 득이 된다고 말한다. 또한 애초 대부분의 기업들은 상장 직후 시초가가 공모가 보다 높게 책정된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IPO 추진 시 공모가 책정 논란은 빅히트 사례 뿐만이 아니다. 올해 상장된 일부 기업들도 높은 공모가로 책정됐고 이는 시초가에 반영됐다. 올해 신규 상장한 45개 종목 가운데 31곳은 시초가 대비 주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투자는 개인의 선택이고, 밸류에이션 가치도 미래를 담보하기 때문에 쉽게 재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가장 손실을 보는 대상은 정보력이 부족한 개인투자자들이다.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