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법 통과에 침묵 깬 황교안,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공수처법 통과에 침묵 깬 황교안,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기사승인 2020-12-10 18:38:44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중 일부. 사진=황 전 대표 페이스북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자 황교안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전 대표가 4·15 총선 참패 이후 이어온 침묵을 깨고 정부·여당을 비판하는 글을 남겼다.

황 전 대표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수처법 일방처리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참고 참았다. 송곳으로 허벅지를 찌르는 심정으로 버텼다. 그러나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도저히 묵과할 수 없어 글로 저항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의 위협은 과거에 경험해 보지 못한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다. 대한민국에 대한 위협”이라며 “이대로 방관하면 우리 선진과 국민들의 노고가 수포가 된다. 후손들의 미래가 암흑이 된다. 지금 가만히 있는 것은 나라와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라고 침묵을 깬 이유를 전했다.

이후 황 전 대표는 “문재인 정권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뺄 수 없는 대못을 박고 있다. 그들의 생각은 온통 ‘독재’와 ‘장기집권’ 뿐”이라며 “헌법이 보장하는 민주적 견제장치는 남김없이 무력화시키고 있다. 마지막 한줌의 저항마저 밟고 지나가는 중이다. 우리는 지금 중세와 같은 ‘암흑시대’의 입구에 서 있다”고 주장했다.

또 “문재인 정권은 자신들의 비리를 수사하려는 검찰을 무력화시킨 것도 불안한지 검찰의 목줄을 잡는 ‘공수처’라는 괴물을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해 만들었다”며 “민주당이 통과시킨 공수처법 개정안은 공수처장을 대통령 마음대로 임명하겠다는 것이다. 정권에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공수처’ 하인을 만들어 검찰을 충견으로 부리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금은 야당이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다. 정말 안타깝고 국민께 송구하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도부와 모든 의원과 위원장, 그리고 당원까지 온 힘으로 저항해 주길 바란다”면서 “지금 당장은 막을 수 없더라도 국민이 정권의 폭주를 막고 민주주의를 회복시켜 주실 것이라 굳게 믿는다”고 당부했다.

한편 국회는 이날 임시국회 본회의를 열고 공수처법 개정안 표결에 나섰다. 개표결과 찬성 187명, 반대 99명, 기권 1명으로 법안이 통과됐다. 개정안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의 의결 정족수를 기존 ‘7명 중 6명’에서 ‘3분의 2’로 완화하는 야당의 비토권(거부권) 무력화를 골자로 한다. 또 공수처 검사 요건을 현행 변호사 자격 10년에서 7년으로 완화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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