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례식장 가기 전, “뭘 준비해야 해?”
-조문 시기: 보통 장례식은 부고알림 후 바로 시작된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조문 시기는 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만약 가까운 친척의 부고를 접했다면 사망 당일 최대한 빨리 방문해 가족들을 위로하는 것이 예의다. 친척이 아닌 친구, 지인이라면 첫날에는 유족들이 조문객을 맞을 준비가 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소식을 접한 시간대가 애매하다면, 장례식 첫 날보다는 둘째 날 저녁 방문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부고 문자를 받지 않아도 장례식장에 갈 수 있다. 유가족 입장에선 고인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장례식 준비에 정신이 없고 부고문자를 어디까지 보내야 할지 곤란한 경우가 많다. 유가족이 직접 문자를 하지 않더라도, 지인이 대신 부고를 전하는 경우도 흔하다. 본인의 의지와 상대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 조문을 하러 갈지 결정하면 된다.
-옷차림: 검정이 기본, 회색도 '인정'이다. 남성과 여성 모두 검은색 정장을 입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옷을 준비할 여유가 없이 장례식장을 방문해야 할 경우엔 회색이나 어두운색의 정장도 무방하다.
되도록 화려한 장식이 없는 무채색 정장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넥타이는 검은색으로 통일하고, 화려한 디자인의 가방이나 액세서리, 화장 등은 피하는 게 좋다. 치마를 입는다면 최소한 무릎을 덮는 기장을 권장한다. 장례식장에서 맨발을 보이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니 반드시 검은색 양말을 신고 가도록 하자.
◇ 장례식장 도착, “부의금은 어디에 내?”
-부의금: 장례식장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호상소(護喪所)를 마주하게 된다. 호상소는 유가족들이 부의금을 받고 방명록을 관리하는 공간이다. 이곳에서 방명록을 작성하고 부의금 봉투를 부의함에 넣으면 된다. 부의금 봉투를 준비하지 못했다면, 호상소에 비치된 봉투를 이용해도 괜찮다. 봉투에 준비한 부의금을 넣고 봉투 뒷면의 좌측 하단에 이름과 소속을 세로로 적는 것이 보통이다. 부의금을 낸 후에는 방명록에 자신의 이름을 세로로 적어보자.
부의금은 10만원 이하일 경우 3·5·7만원 등 홀수 단위로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높은 금액을 내야 할 것 같은 부담을 느끼지만, 고인을 애도하는 마음이 중요하므로 자신의 경제 사정에 맞춰 준비해도 괜찮다. 각별한 사이거나 가족이라면 10만원, 20만원, 30만원, 50만원 등 10만원 단위도 가능하다.
◇ 장례식장 진입, “이제 뭘 하면 돼?”
-분향·헌화: 부의금을 냈다면 고인에게 인사를 드릴 차례다. 고인의 영정 사진이 놓인 제단으로 신발을 벗고 들어가자. 분향은 오른손으로 향 1개 혹은 3개를 집은 뒤 촛불로 불을 붙인다. 불을 끌 때 ‘후’ 불면 안 된다는 점을 잊지 말자. 왼손으로 가볍게 부채질을 하거나 흔들어 향을 끄자. 그리고 분향을 잡은 오른손을 왼손으로 받치고 향을 향로에 하나씩 꽂아주면 된다.
분향 대신 헌화를 하는 장례식장의 경우엔 오른손으로 꽃줄기를 잡고 왼손으로 오른손을 받친 후 꽃봉오리가 영정사진을 향하도록 올려두면 된다.
-절: 분향·헌화를 마쳤으면 절을 할 차례다. 성별에 따라 절하는 방법이 다르다. 남성은 오른손이 위로 오게 두 손을 모은 후 눈높이로 올린다. 이때 손바닥과 시선은 바닥을 향해야한다. 그리고 공수한 손으로 바닥을 짚고 왼쪽 무릎부터 꿇은 후, 몸을 앞으로 깊이 숙여 절한다. 반대로 여성은 왼손이 위로 오도록 두 손을 모았다가, 양쪽 무릎이 동시에 바닥에 닿도록 무릎을 꿇고 앉고 공수를 푼다. 그리고 양손으로 무릎 앞쪽 바닥을 짚으며 절하면 된다.
남녀 모두 2번 절한 후 반배(선 자세에서 고개와 허리를 약간만 구부려서 가볍게 하는 인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약 종교적인 이유로 절하는 것이 꺼려진다면 묵례만 해도 무방하다. 절을 마친 후에는 상주와 맞절을 한 후 가벼운 목례를 하면 된다. 이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기본이지만, 상주와 가까운 경우 짧은 위로의 말을 건네도 좋다. 모든 과정을 마친 후에는 두세 걸음 뒤로 물러난 뒤 몸을 돌려 밖으로 나오면 된다.
◇ 장례식장 주의사항, “하면 안 되는 건 뭐야?”
장례식장은 가벼운 자리가 아닌 만큼 주의해야 할 사항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먼저 상주와 상제에게 악수를 청해서는 안된다. 악수는 반가움과 친밀함의 표현이기 때문에 장례식과 어울리지 않다. 유가족에게 계속 말을 시키거나 고인의 사망에 대해 상세히 묻는 것도 실례다. 불편한 사실을 묻는 것보다 ‘좋은 곳으로 가셨을 거예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처럼 조용하고 덤덤한 위로를 건네는 건 어떨까.
또 장례식장에서 오랜만에 만난 지인에게 반가움을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큰 소리로 떠들거나 웃으면 따가운 눈초리를 받을 위험이 크다. 식사를 하다가 술을 마시는 경우 건배는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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