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한 달 만에 얼굴을 맞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과 윤호중 법사위원장이 날선 신경전을 주고 받았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에 대한 ‘앙금’이 여전히 남아있는 듯 보였다.
지난달 8일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선 공수처법 개정안을 놓고 여야가 강하게 충돌했다. 민주당은 오전 안건조정위와 전체회의를 잇따라 열며 ‘일사천리’로 개정안을 상정해 처리했고, 국민의힘은 법사위 회의실 앞에서 항의 시위 등을 이어가며 법안 통과 저지 총력전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도 일어났다. 윤 위원장은 “토론을 진행할 상황이 아니”라며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의 토론 종결시킨 뒤 후 안건을 표결에 부쳤다. 이에 야당 법사위원들은 윤 의원장의 손을 붙잡고 의사봉을 내리치지 못하도록 막았다.
결국 공수처법 개정안은 여당 의원들의 만장일치 찬성표로 법사위를 통과했다. 오른손이 붙잡힌 윤 위원장은 왼손으로 의사봉을 잡아 책상을 두드렸다. 이같은 여당의 일방 처리에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항의하는 차원에서 더 이상 법사위원들은 법사위의 모든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며 법사위 일정 전면 보이콧(거부)를 선언했다.
극한의 대립 이후 여야 법사위원들은 8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아동학대 방지를 위한 이른바 ‘정인이법’ 등의 처리를 위해 한 달만에 얼굴을 맞댔다. 전 의원은 “작년 12월 8일 이후 처음 출석한다”며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여기 계신 모든분들이 잘 알 것이다. 공수처법이 날치기 통과됐다”고 날선 발언을 내뱉었다.
이어 “북한에도 없다는 기립표결로 진행됐다.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제가 하려던 반대토론을 위원장께서 일방적으로 중단시켰다. 이 부분에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대승적 차원에서 오늘 참석했지만, 앞으로 민주적 차원에서 이런 운영행태를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윤 위원장은 “새해에는 이런 이야기를 하고싶지 않았는데 정말 유감스러운 상황이었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법사위원이 아닌 분들이 20여분간 집단적으로 위원회에 들어와서 동일한 구호를 외치는 등 원활한 의사진행이 이뤄질 수 없었다”고 반박했다.
또 “여야 지도부에 제안하고 싶다. 휼륭한 의원들이 계신데도 토론이나 발언을 통해 의정활동을 하려고 하지 않고 주먹질을 하고 구호를 외치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주셨음 좋겠다”며 “앞으로는 대한민국 국회가 토론이 아닌 다른 수단으로 얼룩지는 일이 있어선 안될 것”이라고 야당을 향해 일침을 날렸다.
이에 법사위 야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위원장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참 착잡한 기분”이라고 허탈함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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