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보수 진영의 ‘킹메이커’를 자임한 국민의힘 김무성 전 의원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야권 단일화 방식에 대한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김 전 의원은 21일 자신이 주도하는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 초청강연회에서 “우리 당이 벌써 오만에 빠졌다”고 우회적으로 김 위원장을 비판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전 의원과 김근식 교수가 발표자로 나서자 이들에게 질문하는 형식으로 김 위원장을 꼬집은 것이다.
김 전 의원은 김 교수에게 “단일화를 하려면 준비가 많이 필요하다. 협상은 안하고 ‘우리 당 후보를 뽑아놓고 보자’라고 하면 단일화가 되겠나”라고 물었다. 앞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원샷 경선’을 거절한 당 지도부를 향한 비판이었다. 안 대표는 야권 후보가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문을 열어달라고 제안했으나 국민의힘 지도부는 “우리 후보가 먼저”라며 거절한 바 있다.
이를 두고 김 전 의원은 “우리 지지율이 소폭 상승하고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지는 것인데 착각에 빠져서 우리 당 대표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3자구도 필승론을 얘기하기 시작했다”며 “우리 당 후보가 나온 후에 (안 대표가) 단일화를 안하겠다고 하면 무슨 소용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단일화 불발 가능성에 대해 거듭 언급하며 “실무 협상을 통해서 단일화에 대해 국민 앞에 서약해도 마지막에 마음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과거 안철수도, 정몽준도, 이인제도 그랬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김 위원장은 당 자체 후보 결정 후 단일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22일 MBC 뉴스데스크에 출연해 “우리 당 후보가 확정된 다음 3월초 쯤 가서 누가 적합한 후보인지 물어 결정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단일화에 실패해 ‘3자 구도’로 선거가 진행될 경우에도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단일화를 깨는 사람에게 표가 가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3자 구도가 되면 일반 유권자들이 정확하게 판단하리라 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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