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고구말] ‘누님’ ‘동생’ 하더니 “말 거두라"...'박-우 남매'에게 무슨 일이?

[여의도 고구말] ‘누님’ ‘동생’ 하더니 “말 거두라"...'박-우 남매'에게 무슨 일이?

기사승인 2021-02-05 06:30:01

‘여의도 고구말’은 국회가 있는 여의도와 고구마, 말의 합성어로 답답한 현실 정치를 풀어보려는 코너입니다. 이를 통해 정치인들이 매일 내뱉는 말을 여과없이 소개하고 발언 속에 담긴 의미를 독자와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과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 사진=쿠키뉴스 DB 갈무리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후보들 간이 기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3월 초로 예정된 최종 서울시장 후보 선출을 앞두고 여야 모두에서 집안싸움이 일어나고 있다. 

‘금태섭’ 놓고 갈라선 박영선·우상호 

‘남매 케미’를 보여주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금태섭 전 의원을 놓고 충돌했다. 또다른 서울시장 후보인 금 전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한 뒤 ‘옛식구’다. 이후 당과 정권을 향한 쓴소리를 서슴치 않고 있어 민주당에게 ‘불편한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박 전 장관은 금 전 의원을 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전 장관은 “우리가 (금 전 의원을) 보듬고, 품이 넓은 민주당을 보여주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며 금 전 의원과 대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반대로 우 의원은 “이른바 ‘반문재인 연대’에 대통령을 흔들겠다는 것”이라며 박 전 장관의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지난달 23일 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함께 민생현장에 방문하며 서로를 ‘누님’, ‘동생’으로 부르며 얼싸안던 분위기와는 사뭇 달라졌다. 

이러한 대립을 놓고 정치권에선 ‘전략차’가 드러났다고 평가한다. 여론조사에서 우 의원을 앞서고 있는 박 전 장관은 중도표심을 노린 ‘포용전략’을 구사했고, 지지층 결집에 우선순위를 둔 우 의원은 친문·진보진영 공략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두 사람의 입장 차는 정치 현안을 대하는 모습에서도 나타났다. 최근 정치권을 달구고 있는 임성근 부장판사의 탄핵, 북한 원전 설치 의혹 등을 놓고 우 의원은 야권 때리기에 앞장서고 있으나 박 전 장관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은 채 말을 아끼고 있다. 이같은 두 사람의 행보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최종 후보 선정에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인 나경원 전 의원(왼쪽)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사진=쿠키뉴스 DB 갈무리

나경원 “10년 쉰 사람” vs 오세훈 “인턴시장”

야권의 집안 싸움도 볼만하다. ‘10년 전 사람들’이라고 불리는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대립이다.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한 칼을 숨기지 않으며 날선 언쟁을 주고받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출마 선언부터 오 전 시장에 대한 견제구를 날렸다. 실명을 거론하진 않았지만 “중요한 정치 변곡점마다 결국 이 정권에 도움을 준 사람”이라고 오 전 시장을 비유했다. 지난 2011년 오 전 시장이 서울시장에서 중도사퇴한 사건을 겨냥한 것이다.

오 전 시장도 지지않고 반격에 나섰다. 오 전 시장은 “(나 전 의원은) 업무 파악에만 1년이 걸릴 것”이라며 나 전 의원을 ‘인턴 시장’, ‘초보 시장’이라고 칭했다. 자신의 재선 서울시장 경험을 들며 나 전 의원의 행정경험 부재를 지적한 것이다.

이에 나 전 의원은 “4선 의원, 야당 원내대표, 당이 어려울 때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던 제가 10년을 쉬신 분보다 그 역할을 잘할 자신이 있다”고 받아쳤다. 또 영화 ‘인턴’을 추천하며 “인턴 로버트 드니로가 어떻게 위기의 회사를 구해내는지 오 후보에게 시청을 권한다”고 했다.

이러한 대립에 당 내에서 자제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두 사람의 신경전에 대해 “선거전략으로 이목을 끄는 것은 좋으나 피로감이 들면 국민들이 마음을 거둬간다”며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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