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MB정부’ 사찰목록 미제출… 與, 제출 의결 추진할까

국정원, ‘MB정부’ 사찰목록 미제출… 與, 제출 의결 추진할까

민주당, 진상규명 결의안 발의… 사실상 박형준 정조준

기사승인 2021-02-16 14:28:54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형준 예비후보. 사진=박태현 기자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국가정보원(국정원)이 최근 불거진 이명박 정부의 ‘불법사찰’ 논란과 관련한 문건 목록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여당은 상임위 차원의 의결을 통해 목록을 제출받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은 16일 오전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이 (목록을) 가져오지 않았다”며 “오전 회의에서는 사찰 관련 질의가 계속 나왔다”고 전했다. 

이에 여당은 상임위 차원에서 관련 문건 목록의 제출을 의결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국정원법 개정에 따라 정보위는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특정 사안에 대해 국정원의 보고를 요구할 수 있다.

한편 민주당은 불법사찰 의혹을 집중 조명하며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를 사실상 정조준하고 있다. 불법사찰 의혹은 MB 정권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국정원 등이 18대 국회의원 전원과 시민단체 등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불법사찰을 진행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박 후보가 관여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일제히 맹공을 퍼붓고 있다. 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들은 각각 논평을 내고 박 후보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변성완 예비후보는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박 후보는 언제까지 모르쇠 할 것인가”라고 했고, 김영춘 예비후보도 “정권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자행된 사찰을 ‘MB키즈’라고 불렸던 박 후보가 몰랐을거라고 생각하는 이도 없다”고 압박했다.

당 차원에서도 진상규명에 나섰다. 김병기 의원은 이날 ‘국가정보기관의 사찰성 정보 공개 촉구 및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 결의안’을 대표 발의했다. 결의안에는 ▲ 불법 사찰 행위 재발 방지 및 사과 촉구 ▲ 국정원의 선제적 사찰성 정보 공개 및 자료 폐기 촉구 ▲ 국회 차원의 진상 규명 및 재발 방지 노력 등의 내용이 담겼으며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를 포함해 민주당 의원 52명이 참여했다.

일련의 의혹들에 대해 박 후보는 ‘정치공작’이라고 일축했다. 박 후보는 전날 국민의힘 부산시장 경선 TV토론회를 통해 “(당시 청와대에서)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거대한 정치공작 프레임이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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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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