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2019년 패스트트랙 사람들이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전에서 맞붙었다. 당시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었던 국민의힘 오신환 예비후보와 투쟁전선을 이끈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 나경원 예비후보가 그 주인공이다.
패스트트랙 사건은 지난 2019년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통과를 놓고 여야가 극심한 대립을 겪었던 상황을 말한다. 당시 ‘캐스팅보트’인 오 후보가 찬성표를 던져야 공수처법이 패스트트랙에 상정될 수 있었다. 그러나 오 후보는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고 당이 반발해 사보임(기존 위원을 물러나게 하고 새 위원을 임명하는 것)됐다.
나 후보는 당시 자유한국당의 원내대표로 대여투쟁의 깃발을 든 사람이었다. 패스트트랙을 둘러싼 여야의 극심한 대립으로 의원들 간 몸싸움까지 벌어지자 20대 국회는 ‘동물국회’라는 오명을 떠안게 되기도 했다.
두 후보는 16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 1차 맞수토론에서 ‘중도 확장력’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오 후보는 나 후보를 ‘강경보수’로 칭하며 “강경보수 깃발을 들고는 승리하지 못한다. 가장 오른쪽에 있는 분이 ‘자유주의 상식연합’을 말하니 될 것도 안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나 후보는 “제가 왜 가장 오른쪽에 있는 사람인가”라고 받아쳤다. 나 후보는 “잘 이해가 안간다. 전 늘 정치학회 조사에서 우리 당 의원들 중 중간에 가까운 성향으로 나온다”며 “강경보수 말하시는데 원내대표 시절에 우리가 저항했던 것을 말하는 것 같다”고 패스트트랙 사건을 소환했다.
나 후보는 “오 후보가 바른미래당 당론을 따르지 않았어도 되는데 아침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강제 사보임을 당하면서 (패스트트랙 사건이) 촉발됐다”며 “강제 당론이 아니었던만큼 조용히 반대표를 던졌으면 그런 헌정유린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오 후보에게 책임을 돌렸다.
그러자 오 후보는 “저는 거짓말을 하는 정치를 할 수 없었다”며 “최악을 막기 위해 얻을 것을 취해야했지만 하나도 못막고 결과적으로 다 통과됐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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