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에 대한 정치권의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백신에 대한 국민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1호 접종자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정쟁으로 국민 불안감을 조장한다고 반발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22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외국 국가지도자들이 AZ 백신 안정성을 설득하기 위해 빠른 순서로 접종하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는 아직 누가 1호 접종자가 될지 전혀 알 수 없다”며 “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당국자부터 먼저 AZ 백신을 접종해 국민들의 불신을 해소해달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오신환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도 주 원내대표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오 후보는 “우리 당의 의견은 해외사례에 비추어보면 오히려 지극히 상식적인 제안”이라며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부 장관은 AZ 백신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TV 생중계로 공개 접종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야당의 주장에 여권은 “야권의 백신 정쟁”이라고 받아쳤다. 나아가 “내가 맞겠다”고 밝히며 백신 불안감 해소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일각에서 접종거부와 물백신을 운운하며 문 대통령부터 맞아야한다는 정쟁을 펼치고 국민 불안감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은 필요하면 백신 접종을 피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굳이 (야당이) 대통령을 끌어들이는 이유가 순수하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한 달 전 신년 기자회견에서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져 솔선수범이 필요한 상황이 되면 피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어 “문 대통령이 먼저 맞으면 백신 특혜라 하지 않겠나. 대통령이니까 백신을 먼저 맞으라는 것인가, 나중에 맞으라는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야당이 백신 특혜 시비를 하지 않겠다는 확답만 주면 나부터 먼저 맞겠다. 나는 아스트라제네카를 믿는다”고 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과 논쟁을 벌여온 정청래 의원도 “백신을 같이 맞자”고 제안했다. 유 전 의원이 AZ 백신에 대한 일부 의료진의 불신을 소개하며 ‘문 대통령 1호 접종자’를 주장하자 “국민 불안을 오히려 증폭시키는 무책임한 술수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국민이 걱정되면 당신과 내가 먼저 백신 접종을 하자. 불안하고 걱정되면 용기를 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백신을 먼저 맞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신 안전성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자신이 직접 백신의 안전성을 증명하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안 대표가 스스로 백신 접종을 요청하고 나서 ‘솔선수범’의 이미지를 확립하고 문 대통령과 비교하려는 정치적 노림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제가 AZ 1차 접종대상자는 아니지만, 집단 면역 형성을 위한 백신 접종은 차질없이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며 “AZ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 해소를 위해서라면 (먼저 맞을)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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