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상의 회장 선출···137년 만에 그룹 총수 경제단체장

최태원, 상의 회장 선출···137년 만에 그룹 총수 경제단체장

선친 최종현 이어 父子 경제단체장
국내 제1의 경제단체로서 '상의' 역할론 제시
경제계 "소통 리더십으로 경영 여건 마련 기대"

기사승인 2021-03-24 16:34:31
최태원 회장이 대한상의  임시 의원총회에서 제24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공식 선출됐다.(사진=윤은식 기자)
[쿠키뉴스] 윤은식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제24대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 회장으로 공식 선출됐다. 4대 그룹 총수가 대한상의 회장을 맡은 것은 대한상의 창립 137년 만에 처음이다.

국내 경제계를 대표했던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정농단 사태로 위상이 축소됨에 따라 대한상의 회장이 명실상부 국내 '경제계의 대표'라는 점에서 최 회장이 갖는 무게감은 역대 회장과는 다르다는 경제계의 평이 나온다.

4대 그룹 총수 중 첫 대한상의 회장이란 타이들과 기업규제 3법 및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경제계에 당면한 부담을 덜어야 하는 과제가 최 회장 앞에 놓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 회장 선친인 최종현 SK그룹 회장도 1993~1998년 전경련 회장을 맡아, 부자가 대를 이어 국내 대표 경제단체장을 맡게 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경제계는 이에 따라 그간 정부의 일자리 및 사회간접자본 투자 등 정책에 보조를 맞춰온 최 회장이 정부와 어떤 소통의 묘를 펼칠지 주목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24일 오전 서울 남대문 상의회관에서 임시의원총회를 열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제24대 상의회장으로 만장일치 추대했다. 임기는 오는 2024년 3월까지다.

최 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상의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겨주시고 봉사할 기회를 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며 "상의가 코로나로 인한 단기적 경제충격과 구조적 저성장 기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올바른 경제정책 수립과 기업의 경영 애로 해소에 이바지해야 하는 경제단체의 역할을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내 제1의 경제단체로서의 '상의' 역할론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이어 "아울러 시대가 요구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과 국가의제 해결에 경제단체들이 좀 더 적극적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으로 생각 한다"며 "앞으로 상의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기대와 요구를 최대한 수렴해 구체적인 방법론들을 찾아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 회장이 규제 완화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경제계 당면 현안을 정치권에 전달하는 등 소통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겠다는 의중으로 분석된다.

또한 최 회장은 경제계의 협력도 요청했다. 그는 "상의는 19만 상공인을 대표하는 국내 최고, 최대 경제단체다. 회원들을 위해 존재하고 있지만, 이 상황을 헤쳐 나갈 구체적 방법론이 아직 없다"고 지적하면서 "의원님들과 회장단 분들의 많은 협조와 조언이 필요하다. 어떤 것을 먼저 해나갈지 살펴 가는 데 주저 없이 발언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앞서 박용만 회장은 "최 회장은 부끄러움은 많지만 참 괜찮은 사람"이라며 "무엇보다 소통을 중시하는 탈권위 이미지가 최 회장의 강점"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최 회장이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는 정부의 '기업 규제' 관련법안 들이다. 국회는 지난해 말 공정거래법, 상법, 금융그룹감독법 등 '기업 규제 3법'과 노동조합법·공무원노조법·교원노조법 개정안 등 '노동 3법'을 통과시켰다. 아울러 올해 1월 중대한 인명피해를 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도 국회 문턱을 넘었다.

경제계는 반기업적 규제법안이라며 반발했고 전임인 박용만 상의회장과, 손경식 경총회장은 규제 완화를 국회에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경제계는 4대그룹 총수가 상의 회장으로 오른 만큼 정부와 정치권에 향한 목소리 무게감이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최 회장이 기업 총수로서 '기업 규제법'을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만큼 정부와 정치권에 좀 더 효율적이고 고도화한 전략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경제계는 기대하고 있다.

반기업 정서 해소도 최 회장이 풀어야 할 시급한 과제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기업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경제단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만연해 있고 정치권의 시선도 곱지 않다. 

이에 사회적 가치를 중요시 여기고 평소 그룹 내에서도 구성원들과 소통의 리더십을 보여온 최 회장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으로 대·중·소기업 간 상생을 주도하며 반기업 정서 해소에 나설 것으로 경제계는 기대하고 있다. 

한편 신임 대한상의 회장의 취임식은 이달 29일 열릴 예정이다. 최 회장은 이날 구체적인 대한상의 운영의 로드맵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코로나로 인해 많이 힘들어 하는 상황인 데다 기업경영을 옥죄는 많은 법안 등 해소해야 할 당면과제가 많다"면서 "상의 회장으로 오른 최 회장이 그간 소통의 경영 리더십으로 정부와 국회 등과 긴밀하게 협의해서 기업들이 힘내서 경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unsik80@kukinews.com
윤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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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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