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방송가는 국악과 연계된 콘텐츠를 연이어 편성하고 있다. 최근까지 트로트 오디션이 방송가를 장악했다면, 이제는 그 흐름을 국악이 이어받은 모양새다. KBS는 이달 초 3부작 음악 프로그램 ‘조선팝, 드랍 더 비트’를 방송했고 MBN은 국악 오디션 ‘K-소리로 싹 가능, 조선판스타’(이하 조선판스타)를 방영 중이다. JTBC는 국악 경연 프로그램 ‘풍류대장 - 힙한 소리꾼들의 전쟁’(이하 풍류대장)을 다음달 선보일 예정이다.
연예계에서 국악이 조명받기 시작한 건 오래되지 않았다. 밴드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가 MZ세대에게 호응을 얻고,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가 솔로곡 ‘대취타’를 발표해 국내를 넘어 전 세계 팬들에게까지 인기를 얻었다. 여기에, 트로트가 주류 장르로 떠오르며 대중문화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중장년층이 새로운 소비층으로 급부상해 전통 가요로도 관심이 이어졌다.

대중성을 우선 과제로 두는 방송과 달리, K팝은 국악을 더욱 과감히 활용해 호응을 이끌어낸다. 슈가는 지난해 발표한 ‘대취타’에 동명의 전통악곡을 그대로 차용해 화제를 모았다. 국립국악원이 2016년에 올린 대취타 해설 영상은 슈가의 ‘대취타’ 발매 후 방탄소년단 팬들의 성지가 됐다. 그룹 스트레이 키즈는 국악과 접목한 신곡 ‘소리꾼’ 발매를 예고, 국내외 팬들에게 전통 음악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K팝의 파급효과를 잘 보여주는 예다.
국악계는 이 같은 흐름을 환영하되, 일시적인 것에 그쳐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한 국악 관계자는 “대중이 국악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만큼 장기적으로 국악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콘텐츠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K팝 가수들의 경우, 국악을 원형 그대로 활용해 글로벌 팬들에게 우리 고유의 문화를 알리는 등 새로운 형태의 국위 선양을 하고 있다고 본다”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국악 소스를 활용한 시도가 많아지는 것은 긍정적으로 볼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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