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속 바쁜 일상보단 여유로운 내 삶이 필요해’
3년 전까지 사람들로 북적대던 공항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했던 나는 매일 시간에 쫓겨 왔다. 도시생활은 나한테 점점 낯설게 느껴졌고, 학창시절을 보낸 강원도 춘천이 그리워졌다.
내 머릿속에는 어느새 ‘귀농’이 떠올랐다. 농사를 지으신 부모님 밑에서 자라며 일을 종종 도왔고, 익숙하다고 생각했기에 적응에는 자신 있었다. 하지만 어깨너머로 배운 농사를 업으로 삼으려니 쉽지 않았다.
‘씨앗만 뿌리면 알아서 크는 줄 알았다’
난 농사가 막연히 밭에 씨앗을 뿌리고 물과 적절한 광합성으로 관리한다면 당연히 질 좋은 상품으로 보답할 줄 알았다. 하지만 방울토마토를 키우면서 작물이 터지거나 갈라지는 '열과 현상'이라는 새로운 난관에 부딪혔을 때는 내 농업 실력이 부족해 상품성이 떨어진 작물을 키우고 있다는 생각에 좌절했다. 초보 농부가 작물의 종류, 크기와 성장, 지역, 온도, 강수량, 환경, 흙,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대체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농부도 공부가 필요하다’
농사도 지식과 정보, 경험이 바탕이 되어야 작물이 자라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익는 시기, 그리고 수확까지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나는 부족한 경험과 농업 지식의 한계를 느끼고 본격적으로 배우기 위해 농업학교를 찾아 교육을 받고 있다. 최근은 선진화된 농업 작업 방식이나 적재적소에 필요한 농기계 사용법, 생산성을 높이고 일의 능률 및 효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 등을 배우면서 농사의 기본기를 다지고 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란’
부모님이 열심히 이뤄놓으신 농업을 내가 이어받아 농사를 짓는 농부들이 멋지게 일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최근 농부를 생각하면 노인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싶다.
'새로운 꿈이 생겼다'
농부로 산지 고작 3년, 농부로 살아갈 날이 훨씬 많이 남았다. 적어도 농사를 그만두는 그날까지는 고객들에게 ‘유창현, 여기 맛있고 상품이 좋아’라는 말을 꾸준히 듣고 싶다. 소박해 보이지만 ‘농부 유창현’에게는 거대한 꿈이다.
micc12@kukinews.com 영상제작=김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