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사랑인 줄 알았는데”…돈·마음 모두 잃었다 ② 사기는 가상화폐를 타고…타깃된 2030세대 ③ “썸 기간 길수록 피해 눈덩이” ④ ‘온라인 연애 사기’ 피하는 법…이것만 명심하자 |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비대면 금융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채팅앱이나 메신저 등 SNS를 이용해 이성에게 접근한 뒤, 친분을 쌓은 후 금품을 요구하는 ‘로맨스스캠’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국정원도 로맨스스캠 위협을 주의를 당부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2018년 1월부터 지난 11월까지 국정원 111콜센터에 접수된 로맨스스캠 신고 건수는 174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피해가 확인된 사례와 피해규모는 각각 68건, 약 42억원이다.
사기꾼들은 범죄 준비단계에서 대상자를 물색하고 찾은 다음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한다. 짧게는 한 두달, 길게는 1년 이상 연인관계를 유지하기도 한다. 피해자가 자신에 대한 경계를 풀었다고 느껴지면 금전문제를 언급하면서 범죄 실행에 들어간다.
또한 데이트 만남을 조건으로 포인트 결제를 즉시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기자도 취재 과정에서 이러한 방식으로 만남을 권유하는 이들을 간접적으로 접해봤다. 이들은 처음에는 페이스북, 인스타 등 SNS로 대화를 청하며 만나자고 한 뒤, 데이트 비용을 요구했다.
쿠키뉴스는 로맨스스캠 등 비대면 금융사기에 수법과 대응방법에 대해 김태연 변호사(태연법률사무소 대표)에게 조언을 구했다.
김태연 변호사는 로맨스스캠 등 비대면 금융사기가 갈수록 치밀해 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전지구적 감염병) 이후 비대면 교류가 늘어나면서 로맨스스캠과 같은 사이버 범죄에 대한 피해 접수가 늘어났다. 실제 상담을 해 보면 간단한 사례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매우 치밀하게 오랜 시간을 들여 범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하루 이틀 관계를 형성하기 보다는 지속적으로 연락하면서 피해자의 심리를 이용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처음에는 별 생각 없이 대화를 시도했는데 접촉하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고, 상대에 대한 경계를 푸는 순간 금전적인 요구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피해액은 적게는 30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에 달했다. 이와 관련 김 변호사는 “일반적으로는 금전 피해가 크진 않지만 알고 지내는 기간이 길수록 피해액은 점점 늘어난다. 많게는 1억원 이상 손실을 보는 분들도 봤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로맨스스캠이 개인을 넘어 조직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김 변호사는 “처음에는 한명이 접근했다가 의도대로 되지 않을 경우 여러 명을 통해 피해자를 현혹시킨다. 예를 들어 같은 조직원을 마치 회사 직원 혹은 대표, 지인인 것처럼 위장해서 피해자의 신뢰를 얻으려고 한다. 마치 여러 증인을 만들어 자신에 대한 의심을 거두게 만드는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일단 피해를 봤다면 수사당국에 신고를 하더라도 범인을 검거하거나 잃어버린 돈을 되받기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해외에 거주하는 금융사기단을 검거를 하기 위해선 해외 현지 수사당국과 공조 수사를 해야 한다. 하지만 국제 공조 수사는 대규모 범죄조직이 아닌 이상 쉽지 않은 현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전문가들과 수사당국은 로맨스스캠 범죄의 사후 피해 구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비슷한 사기 수법을 미리 숙지하고 범죄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 변호사는 “로맨스스캠 같은 금융사기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대면 접촉은 절대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상대가 직접 만남을 요구해도 갖가지 핑계를 대면서 만나기 어렵다고 말한다. 만약 금전 문제나 일자리 종용 등의 얘기가 나올 경우 무조건 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