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간담회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수위는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용호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간사는 27일 오후 삼청동 인수위 브리핑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선관위는 간담회 형식의 자리를 하기로 했다”며 “선관위가 선관위원들의 회의를 거친 후 ‘선례가 없고 선거를 앞두고 오해 여지가 있다’라는 이유로 간담회 요청을 수용하지 않겠다고 거부했다”고 밝혔다.
헌법상 독립기구인 중앙선관위는 업무보고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이에 인수위는 업무보고 대신 간담회 형식으로 중앙선관위 측과 만날 예정이었다.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은 지난 22일 브리핑을 통해 “헌법상 독립기구이기 때문에 업무보고를 받을 수가 없다. 다만 이번에 사전투표에서 여러 문제점이 있었기 때문에 관련 의견 청취 형식의 간담회를 하는 것으로 정무사법행정분과에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간사는 “지난 대선 투표과정, 특히 사전투표에서 잘 아시겠지만 ‘소쿠리 투표’ 등 확진자에 대한 준비 부실 때문에 국민적 비판이 많았고 질타도 많았다”며 “꼭 그런 차원에서 이야기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저런 얘기를 한자리에 모여서 의견을 나누고자 했는데 선관위가 응하지 않은 결정에 매우 안타깝고 아쉽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거 부실과 관련해선 감사원이 6월 지방선거 이후 선관위 감사를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이 간사는 “얼마 전 감사원 업무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저희가 선관위가 별도의 헌법상 독립기관이긴 하지만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게, 기대에 못 미치게, 선거 준비를 턱없이 부실하게 한 데에 대해 감사 여부를 물었다”며 “감사원은 이번 지방선거가 끝난 이후에 감사를 하겠다고 저희한테 보고를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선관위가 감사원에 감사를 받은 기록을 보니 2012년부터 2019년까지 4차례 감사를 받은 바 있다. 3년에 한 번 정도 선관위가 감사원의 감사를 받았다“며 ”마지막 감사를 받은 건 2019년으로 특정감사를 받았는데 정기감사를 그럴(받을) 때가 됐다고 보고를 받았다“고 부연했다.
한편 지난주 연기된 법무부의 업무보고는 오는 29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고 이 간사가 전했다. 지난 24일 예정된 법무부 업무보고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인수위의 충돌로 당일 취소됐다. 박 장관이 수사지휘권 폐지 등 윤 당선인의 사법개혁에 반대를 표하자 인수위는 “무례하고 이해할 수 없다”고 분노하며 업무보고를 거부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