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전기요금에 적용하는 연료비 조정단가가 동결됐다. 한국전력공사는 에너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요금 현실화를 요청했으나 정부가 이를 가로 막은 것이다. 연료비 연동제가 무력화되면서 한전은 올해 사상 최악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한국전력은 4~6월분 연료비 조정단가를 킬로와트시(㎾h)당 0원으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전은 지난 16일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33.8원/kWh으로 산정하고 분기별 조정상한을 적용해 3.0원/kWh 인상하는 방안을 정부에 제출했다. 국제 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유연탄 등 발전용 연료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을 반영해 조정단가를 올리려 한 것이다. 

발전용 연료 가격 변화를 전기요금에 반영하도록 한 연료비 연동제는 분기별로 ㎾h당 3원, 연간 ㎾h당 5원의 상한선을 둔다. 

한전은 정부의 연료비 조정단가 유보 사유에 대해 “국제 연료가격 상승 영향으로 연료비 조정단가 조정요인이 발생하였으나 코로나19 장기화와 높은 물가상승률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의 생활안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지난해 연말 발표한대로 4월부터 기준연료비 및 기후환경요금 인상분은 그대로 적용한다. 이에 따라 4월부터는 kWh당 총 6.9원의 전기요금이 인상된다.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 제동으로 한전의 실적 부담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지난해 5조8601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영업적자를 냈다. 연료비가 급등한 만큼 전기료를 인상하지 않는 한 올해도 대규모 손실이 예상된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