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로 본 우주산업…한국은 어디쯤 [쿠키청년기자단]

우크라이나 사태로 본 우주산업…한국은 어디쯤 [쿠키청년기자단]

기사승인 2022-04-22 18:08:26
연합뉴스
파괴된 극장, 불타는 공항, 사라진 마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있다. 민간 우주기업의 위성 사진과 위성 인터넷망을 통해서다. 우주산업 기술은 우리 삶에 성큼 다가와 있다.

전쟁이 시작되자 통신 시설이 파괴되면서 우크라이나의 지상 인터넷망이 마비됐다. 전쟁 발발 하루 전인 지난 2월23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행정부와 외교부 그리고 국가안보 기관들의 웹사이트가 러시아의 분산서비스거부(디도스) 사이버 공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은 위성이 제공하는 우주 인터넷을 활용해 피해 상황과 러시아군의 진격 정보를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또 맥사테크놀로지와 플래닛랩스 같은 미국 민간 우주기업이 언론에 러시아군 전차 배치 사진을 제공한 것을 시작으로 고해상도 위성 사진을 공개함으로써 전쟁은 사실상 전 세계에 생중계되고 있다.

민간 상업용 위성이 일반인들에게 빠르고 손쉽게 정보를 제공한 배경에는 위성 제작 기술 발전을 위한 국가 차원의 지원이 있었다. 기술의 발전이 우주 사업 분야의 진입 장벽을 낮춰 민간 기업들이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위성 제작에 돌입할 수 있었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는 우주산업이 개개인의 삶에 더 가까워졌음을 보여주지만, 해당 분야의 경쟁력이 약한 한국에서는 이를 체감하기는 힘들다. 우주 분야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정부의 지원, 민간 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높여야 한다. 그러나 현재 한국 상황은 역부족이다.

국가우주정책연구센터(SPREC) 안형준 정책 연구 2팀장은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러시아 발사체를 통해 우리가 우리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 있었는데, 러시아와의 협력이 다소 어

려워질 것 같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번 사태를 통해 국제협력이 중요한 우주개발에 이와 같은 예상치 못한 국제 정세를 대비하여 독자적인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훈은 얻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의 우주산업 발전에 기대를 저버리기엔 아직 이르다. 정부는 지난 2월 ‘2022년도 우주개발진흥 시행계획’을 발표하고 올해 우주개발사업에 역대 최대 규모인 734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오는 6월15일 위성을 실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2차 발사를 시작으로 8월에는 우주 인터넷 검증기를 실은 한국형 무인 달 궤도선을 발사한다. 한국의 독자적인 위성 발사 준비와 우주 인터넷망 구축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후 다목적 6호 위성과 차세대 중형위성 2호 발사까지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한국은 우주개발 역사상 최초로 발사체, 위성, 우주탐사까지 3대 우주개발 영역을 수행하게 된다.

지난해 연말 국가우주정책센터에서 전국에 거주하는 만 16세 이상 69세 이하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우주 정책 분야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9명은 ‘우주 분야가 국가 산업 및 경제발전에 중요하다’고 답했으며, 이들 중 83.9%는 ‘우주개발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시급한 우주 정책 분야로는 위성 개발(33.6%)을 꼽았다. 국민 다수가 우주의 다양한 공익적 기능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만큼 이번 정부의 발표는 활발한 우주 정책 추진의 청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경이 쿠키청년기자 kyungie0311@naver.com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민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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