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연인, 직장동료와 술잔 부딪치며 모처럼 행복한 시간
-일부선 성급한 해제에 우려 목소리도
-상인들 ‘거리두기 생활화로 매출회복은 아직’
지난 18일(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모든 조치 해제되었다. 오늘(25일)부터는 실내 취식금지가 해제되고, 코로나 감염병 등급도 1급에서 ‘격리(7일)의무가 있는 2급‘으로 조정되었다.
지난 2년 여 마스크에 묶이고 거리두기로 함께하지 못했던 젊은이들은 해방구를 만났다. 이날 저녁 일명 ‘힙지로’로 불리는 을지로 노가리 골목은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힙지로는 새롭고 개성 있다는 뜻의 ‘힙’과 을지로의 ‘지로’를 합친 말이다.
하루 일과를 마친 직장인과 오랜만에 만난 친구 등 삼삼오오 길가에 펼쳐진 간이 탁상에 마주 앉았다. 얼마만의 풍경인지 모두가 서투른 것 같지만 투박한 플라스틱 접시에 놓인 노가리와 먹태, 땅콩 등 안주와 함께 여기저기서 생맥주 잔이 부딪친다. 동시에 ‘건배’를 외치며 모두가 익숙한 과거로 돌아가며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직장 동기들과 을지로 골목을 찾은 김철호(32·성북구)씨는 “그동안 누구를 만난다는 것이 이렇게 소중한 줄 몰랐다. 취업하자마자 찾아 온 코로나로 직장 적응도 못하고 동기간 만남도 없었는데 오늘 큰 맘 먹고 나왔다”면서, “테이블이 꽉 차고 여기저기 맥주잔과 소주잔 부딪치는 소리에 살아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을지로 노가리 골목에는 어림잡아 1천 여 명이 훨씬 넘는 인파가 10여 개의 호프집에 가득했다. 거리에 펼친 테이블은 물론 옥상을 개조한 루프탑까지 만선을 이뤘다. 시간이 지나가면서 골목 안에서 이동하는데 불편을 느낄 정도로 젊은이들이 가득하다. 간간이 옛 추억을 되새기기 위한 중년의 손님들이 섞여 있기는 하지만 젊음이 대세이다.
대학생 윤지영(21) 씨는 “모처럼 남자친구와 영화관에서 팝콘과 콜라 먹으며 영화도 보고 지금은 이곳 먹태골목에서 인파 속에서 맥주 한잔을 나누니 2년 동안의 코로나 스트레스가 한방에 풀렸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일부 상인들은 거리두기·영업시간·인원제한 해제로 매출은 점차 회복 되겠지만 2년간 달라진 음주문화로 코로나 이전으로의 매출 회복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걱정을 표했다.
글·사진=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