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부동산 쇼핑 막자’… 새 정부, 규제강화 예고

‘외국인 부동산 쇼핑 막자’… 새 정부, 규제강화 예고

기사승인 2022-04-27 05:00:02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차이나타운 풍경.   사진=조현지 기자 

외국인의 ‘K부동산 쇼핑’은 막을 수 있을까. 새 정부가 ‘외국인 부동산 투기 검증 강화’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는 지난 14일 국세청과 ‘외국인의 투기성 주택거래 규정 필요성’ 논의를 거친 뒤 “국민의 거주권 보호와 공정성 제고를 위해 다주택자 외국인의 투기성 주택거래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국인의 투기성 부동산 매입은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막대한 해외자본을 등에 업은 ‘큰손’ 투자자들이 마구잡이식 투기에 나서면서 집값 상승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캐나다 정부는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2년간 외국인의 주택매입 금지를 결정하기까지 했다. 

한국도 외국인의 부동산 투기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해 한 30대 중국인이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89억원짜리 타워팰리스 펜트하우스를 100% 대출을 통해 구입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강력한 대출 규제를 받는 내국인과 달리 해외 현지 은행에서 자유롭게 대출을 받아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역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이 가운데 외국인 집주인 수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확정일자를 받은 외국인 임대인은 2017년 8368명에서 △2018년 9186명 △2019년 1만108명 △2020년 1만1146명 등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2021년에는 1만2224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인의 주택·토지 매수가 두드러졌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중국 국적자의 국내 토지보유건수는 6만942건이다. 2016년 대비 3만6907건 급증했다. 2020년 기준 중국인 소유 토지면적은 1999만㎡(외국인 토지보유현황 자료)다. 지역별로 △제주도 914만㎡ △경기도 490만㎡ △강원도 241만㎡ 순이었다. 

중국 국적자의 국내 주택 매수도 해마다 증가했다. 2016년 3258건에서 2017년 3736건, 2018년 4686건, 2019년 4912건, 2020년 6233건, 2021년 5825건을 기록했다. 2021년 기준 외국인의 국내주택 매수 중 중국 국적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71%였다. 

이러한 상황에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을 규제해달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인수위는 지난 한달 간(3월16일~4월17일) 대국민 공모를 통해 20개 주요 정책 과제를 선정했다. 26일까지 선호도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부동산 취득 규제’는 5번째로 높은 순위를 기록 중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조사에 따르면, 국민 관점에서 윤석열 정부의 1순위 단기 과제는 부동산 정상화(23.3%)였다. 이를 위한 조건으로는 주택임대시장 정상화 및 공공·민간 임대주택 활성화, 외국인 주택투기 방지대책 등이 우선적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조사는 일반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3월17~21일 자기기입식 웹조사 방식을 통해 진행됐다. 

인수위는 외국인의 투기 검증 강화를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설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세대별 다주택 보유 여부 분석을 통한 양도세 회피 등 탈루여부 검증 △내국인과 동일한 수준의 취득자금 출처 검증 △지역·유형·용도별 보유현황 데이터 구축 및 모니터링 강화 △투기성 거래에 대한 무차별 원칙조사 등이다. 

다만 규제로 인한 해외자본 유입 위축은 우려할 점으로 꼽힌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해외 자본의 국내 부동산 투자가 단순히 주택 매입을 떠나서 개발사업 PF 마련 등에 도움이 된 측면도 있다”며 “해외 자본이 국내에 유입돼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열어놔야 한다. 해외 투자가 끊길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고민해야할 대목”이라고 짚었다.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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