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깨동무 견지낚시 체험 캠프’ 단양 남한강 여울서
- 장애인 위한 전통견지낚시 체험 캠프 열어
- 장애인에게 어깨 내주며 행복한 하루
- 시각장애인 김예지 국회의원도 참여
장애인들의 레저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행사가 열렸다.
한국전통견지협회(회장 조성옥)와 낚시하는 시민연합은 장애인들의 레저체험을 위해 13일 ‘어깨동무 견지낚시 체험 캠프’를 개최했다. 그동안 장애인들은 이동의 불편 뿐 아니라 레저활동을 통한 행복 추구권 실현에도 소외되어 왔다.
비장애인들이 손쉽게 즐길 수 있는 낚시나 등산 등 취미 생활조차 장애인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장애인들과 함께한 전통견지낚시체험이 충청북도 단양군 영춘면에 소재한 남한강 여울에서 열렸다.
어깨동무 견지낚시 체험 캠프는 장애인들이 평소 하기 힘든 흐르는 강물에 몸을 담그.고물의 감촉과 낚시의 손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특별한 행사이다.
이날 오후 행사 장소인 남한강변에 모인 시각장애인들은 대부분 처음 입어보는 바지장화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전문 낚시인들의 1:1 도움을 받아 안전하게 강으로 향했다. 비록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발밑으로 흐르는 여울의 맑은 물소리와 이따금 들리는 새소리, 바람결에 실려오는 초록의 자연 향기는 이들을 답답한 일상에서 해방시켜주기에 충분해 보였다.
이들은 전문 낚시인이 가르쳐주는 대로 밑밥도 뿌려주고 견지낚시대를 감았다 풀었다하면서 감각을 익혀나갔다. 비록 보이지는 않지만 나머지 감각은 비장애인보다 훨씬 뛰어난 이들은 생각보다 빠르게 전통견지낚시 방법을 습득했다.
미끼를 강물에 흘려보낸지 얼마되지 않아 손끝의 감각이 예민한 이들은 여기저기서 갈겨니 등 강고기들을 낚아 상기된 표정으로 들어올렸다. 여기저기서 탄성과 함께 박수도 이어졌다.
태어나서 처음 견지낚시를 해봤다는 강윤택(44·서울 구로구) 씨는 “한마디로 재미있었다. 물고기의 움직임도 생생하게 느끼고 신기하게 네 마리나 잡았다. 강물이 다리 사이로 흐르고 물고기가 파닥 거릴 때 기분이 묘했다”면서 “물에 함께 들어간 강사 선생님이 낚시하는 법도 가르쳐주고, 물고기 종류도 알려주시고, 낚시를 통해 서로 돕는 방법도 배웠다”고 말했다. “저도 시각장애인이지만 장애인들도 낚시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준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낚시 체험 캠프에는 5명의 시각장애인과 장애인활동지원사, 전통견지낚시 강사 등 30여명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예지 의원(시각장애 국회의원)과 김승수 의원(전 문체위 간사)이 시범 체험자로 참여했다.
김예지 의원은 “전통견지협회 회장님이 자상하게 가르쳐 주셔서 갈겨니를 30분도 안되어 4마리나 잡았어요.”라며 “물고기가 미끼를 무는 순간 손끝으로 전해지는 전율을 통해 나도 물고기도 살아 있음을 확인했다. 잡힌 물고기의 바늘을 빼고 다시 강물에 놓아주는 과정을 통해 자연과 하나 되는 것을 느낀 귀한 체험이었다."고 말했다.
낚시하는 시민연합 김욱(50) 대표는 “이번 행사는 시범운영 성격이지만 향후 지자체와 정부의 협조를 이끌어내 운영의 규모와 내실을 확대할 계획”이라며“본 낚시 체험 캠프를 활성화해 장애인은 물론 차상위계층 자녀들과 어르신, 가족단위 프로그램으로도 확장 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저녁 단양군 가곡면 소재 한국전통견지협회 연수원 앞마당에서는 이들을 위해 한국전통견지협회와 지역 셰프들이 정성껏 음식도 준비해 함께 나누었다.
모처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6월의 싱그러운 자연 속에서 어깨동무하며 행복한 웃음을 나눈 하루였다.
단양=글·사진 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