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문교회, 맹의순 순직 70주기 추모예배

남대문교회, 맹의순 순직 70주기 추모예배

‘포로들의 성자’ 맹의순 선생 순직 70주기 추모예배

기사승인 2022-08-07 17:48:25
서울 남대문교회 교인들이 7일 교회 본당에서 '포로들의 성자'로 불렸던 맹의순 선생 추모예배에 참석해 설교를 듣고 있다.

-십자가 사랑 실천한 ‘포로들의 성자’
-포로들에게 복음 전하다 26세 생 마감
-한신대 강성영 총장 ‘살아오는 날의 은혜’ 설교
-살아서 선생님의 삶 증언할 수 있어 감사

한국전쟁의 극한 상황 속에서 십자가의 사랑을 실천한 ‘포로들의 성자’ 맹의순(1926∼1952) 선생 순직 70주기 추모예배가 7일 오전 남대문교회에서 드려졌다.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는 2018년 9월 103회 정기총회에서 “맹의순 선생의 삶은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생명 또는 신체에 대한 고도의 위험이 예측되는 상황에서도 사명을 끝까지 감당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석방될 수 있었던 상황을 거절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수용소의 중환자를 위문하는 사명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그의 사망은 순직의 목적에 부합한다”며 맹의순을 순직자로 지정했다.
강성영 한신대 총장이 7일 서울 남대문교회에서 진행된 맹의순 선생 순직 70주년 추모예배에서 설교하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조선신학교 학생이던 맹의순은 피난길에 올랐지만 미군의 오해로 부산 거제리 포로수용소에 억류됐다. 그러나 포로수용소 안에서 ‘광야교회’를 세워 중공군 포로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사랑을 실천했다. 석방될 기회를 마다하고 포로들에게 복음을 전하다 26세에 생을 마감했다. 남대문교회는 소설가 정연희의 ‘내 잔이 넘치나이다’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한 그의 육필일기를 엮어 2017년 ‘십자가의 길’을 발간했다.
남대문교회 주일예배와 함께 드려진 이날 추모예배의 설교는 맹의순 선생이 재학했던 조선신학교에서 태동한 한신대학교 강성영 총장이 맡았다.

한신대 총장 강성영 목사는 시편 90:12~17을 본문으로 ‘살아오는 날의 은혜’란 제하의 설교 말씀을 통해 “맹의순은 전쟁 속에서 교회의 공적인 사명을 통해 복음의 참사랑을 삶으로 실천하다 순교했다”며 “사유화되는 기독교 신앙이 만연한 한국교회에 맹의순이 삶으로 보여준 공적인 사명 실천은 여전히 중요한 가르침이 된다”고 전했다. ​
강 목사는 "맹의순의 삶은 현실과 타협하며 정체성을 잃어 가는 오늘 한국교회에 큰 울림이 된다”고 강조했다.

강 목사는 “지옥 같은 한국 전쟁 속에서 억울하게 포로수용소에 갇힌 분노, 환자들을 돌봐야 하는 수고 등 감사할 제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삶을 은혜로 받아드리며 ‘내 잔이 넘치나이다’라고 고백했다.”면서 “기도하며 사람들 사이에서 사랑을 실천한 뒤 하나님의 시간을 기다린 맹의순의 삶은 현실과 타협하며 정체성을 잃어 가는 오늘 한국교회에 큰 울림이 된다”고 밝혔다.
맹의순 선생의 남대문교회 중등부 시절 제자로 이날 추모예배에 참석한 손호인 집사(90‧ 예비역공군준장)는 “맹의순 선생님은 26살 젊은 나이에 사명을 다하였기에 이 땅에 혈육이 한 명도 없다.”면서 “그러나 맹 선생님에게서 기독교 복음의 진리를 배운 우리들이 살아서 선생님의 삶을 증언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맹의순 선생 순직 70주기 추모예배 후 손윤탁 목사(사진 아래 오른쪽에서 7번째)와 강성영 총장(사진 아래 오른쪽에서 9번째)을 비롯해 맹 선생의 제자와 교회 임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남대문교회 손윤탁 목사는 “맹의순 선생은 삶을 통해 예수님이 우리에게 보여주신 하나님 나라를 실천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었다”며 “맹의순의 삶을 통해 증언된 십자가 정신이 남대문교회와 한국교회의 신앙유산으로 실현되어 절망을 희망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내는 ‘하나님 나라의 공적인 교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 사진=남대문교회 제공
곽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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