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금리 부담 완화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속도조절 기대감, 기업 호실적 등에 힘입어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25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37.12p(1.07%) 오른 3만1836.74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1.77p(1.63%) 상승한 3859.1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46.50p(2.25%) 뛴 1만1199.12로 장을 마감했다.
국채금리 하락이 주요 지수 상승세를 견인했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이자율과 개인·기업 대출의 방향을 설정하는 벤치마크 금리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장보다 12bp 내린 4.11% 수준에서 거래됐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는 3bp 하락한 4.47%였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글로벌 시장지수 제공업체인 S&P 다우존스 인덱스에 따르면 미 주요 도시들의 평균 집값 추세를 측정하는 8월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0.9% 하락했다. 특히 20개 주요 도시 주택가격지수는 전월보다 1.3% 내려 지난 2009년 3월 이후 13년 만에 최대폭 하락을 기록했다.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에 집값 하락 속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소비자신뢰도는 석달 만에 하락했다. 미국 콘퍼론스보드는 10월 소비자신뢰지수가 9월 수정치인 107.8과 전문가 예상치 106.3보다 낮은 102.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소비자신뢰지수는 100을 넘을 수록 소비자가 경제 전망을 낙관한다는 의미다.
집값 상승세가 둔화하고 소비자신뢰도가 하락한 것을 두고 연준의 매파적 기조가 누그러뜨릴 가능성이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증시는 랠리를 보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12월 금리를 0.75%p 인상할 가능성은 52.6%, 0.50%p 인상 가능성은 47.2%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투자자들은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도 주시하고 있다. 현재까지 S&P500 기업 중 129개 기업이 실적을 보고 했으며 레피니디브에 따르면 그 중 74%가 컨센서스 예상치를 상회했다.
개장 전 실적 발표를 한 코카콜라와 제너럴 모터스(GM)은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데 힘입어 주가는 각각 2.47%, 3.70% 상승했다.
페인트 생산업체인 셔윈 윌리엄즈 주가는 호실적에 힘입어 3.61% 올랐다.
금속포장 전문업체 크라운홀딩스 주가는 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는 소식에 16.79% 급락했다.
방위산업체인 레이테온 테크놀로지스 주가는 연간 매출액이 5% 상승했음에도 우울한 전망치에 1.53% 하락했다. 화물업체인 유나이티드 파셀 서비스 주가는 호실적에도 0.33% 내렸다.
장 마감 직후 실적 발표를 한 알파벳(구글 모기업)은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결과를 내놨다. 주가는 1.91% 상승 마감한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전체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으나 클라우드 부분 실적이 예상에 못미쳐 시간외거래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이번 주중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 애플, 아마존 등도 3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뉴욕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선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높고 현재 랠리가 약세장에서의 반등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브레인베스트의 닉 바론 선임투자전문가는 “현재 랠리가 거짓일 수 있다”며 매수를 권유하기 충분치 않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 랠리는 연준이 더 빨리 금리 인상을 중단하거나 늦출 것이라는 낙관론이 있는 약세 시장 랠리”라고 말했다.
존 월드론 골드만삭스 그룹 회장은 CNBC를 통해 “인플레이션은 기업들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위협”이라며 “인플레이션은 임금 압박과 상품 가격 인상으로 기업 마진을 잠식할 수 있다. 우리가 당장해결 해야 하는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