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매사의 중간 중간 구수한 입담은 덤
- 가을배추 재배면적 8년 만에 최대…
- 농림축산식품부, 이달 중 김장재료 수급 안정 대책 발표 예정
“추석 전 배추 값이 급등할 때는 상급 배추 한망(3포기)에 4만원이 넘기도 했지만 지금은 예년에 비해 다소 높은 한망에 5~7천원 정도에 낙찰된다.”면서 “올 가을은 날씨도 좋고 해남, 무안 등 남쪽지역의 배추농사가 풍작이어서 김장철 배추가격은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밤 10시 반경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배추 경매장에 만난 오현석 경매사(대아청과 영업1팀장)는 배추를 가득 실은 30여대의 트럭들을 살피며 기자의 질문에 답한다.
“요즘 며칠 날씨가 추워서 평소보다 배추상태가 조금은 떨어진다. 그래도 가을배추라 대부분 속이 꽉차고 단단해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중도매인들은 경매 시작 전 트럭에 올라 배추 망을 직접 들어보면서 무게도 확인하고 입에 후라쉬를 물고 배추 속을 꼼꼼히 살펴본다.
정확하게 밤 11시가 되자 경매가 시작됐다. 길게 줄지어선 트럭 앞에 경매사를 태운 전기차량이 서면 경매사가 굵고 낮은 목소리로 경매를 시작하고 중도매인들은 분주하게 응찰용 단말기를 두드리며 배추의 가격을 써서 올린다. 중매인들이 단말기를 통해 제시한 가격은 경매사의 컴퓨터에 바로 표시된다. 땀과 정성으로 키운 농부들의 배추 가격이 결정되는 순간이다. 이렇게 배추를 비롯해 채소류 경매를 시작으로 신새벽 활어 경매까지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은 매일 밤 불야성을 이룬다.
한편,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와 무 공급이 늘어 가격이 하향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김장배추인 가을배추가 시장에 유통되기 시작하면서 김장철 충분한 물량 공급이 이뤄져 다음 달 도매가격은 평년 수준으로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인건비와 물류비 등의 상승은 여전히 부담이다. 고춧가루와 마늘, 생강, 양파 등 김장채소류 가격 등락 폭도 김장비용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각 가정의 김장철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이달 중 김장재료 수급 안정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배추·무 가격 고공행진으로 가을배추와 가을무 재배면적이 증가했다. 본격 수확기가 도래하면서 일정 부분 물가상승을 주도하던 농산물 가격이 잡힐 지 주목된다.
통계청은 27일 2022년 가을배추·무 재배면적조사 결과에서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1만3953ha로 전년(1만3345ha)보다 4.6%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2014년(1만5천233㏊) 이후 8년 만에 가장 넓은 것이다. 배추를 심는 시기(정식기)인 지난 7∼9월 배추 가격이 오르면서 재배면적이 늘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시도별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전남(3289ha), 충북(2181ha), 경북(2143ha), 강원(1588ha), 전북(1413ha) 순으로 나타났다.
글‧사진=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