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경찰의 조사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정부와 여당은 국정조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은 경찰 수사 송치와 검찰 수사에 따른 진상규명을 바란다”고 말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비상대책회의 모두발언에서 “국회에 사람을 출석시켜 고성을 지르고 끝날 국정조사가 보인다”며 “경찰 수사에 미흡한 점이 있다고 판단되면 국정조사와 특검을 논의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본회의 중 브리핑에서 “원칙적으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만나서 얘기하자고 하니 들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야권은 공조체제를 구축하고 국정조사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민주당은 정의당과 기본소득당 등과 함께 야권 공조로 지난 9일 국정감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또 해당 요구안은 10일 본회의에서 상정됐다. 최종 결정은 오는 24일로 ‘국정조사 특별대책위원회 구성안’이 표결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10일 상무집행위원회 모두발언에서 “국민의힘은 국정조사가 경찰 수사에 지장을 주고 정쟁을 일으킬 뿐이라고 했다”며 “그렇다면 국회 국정조사라는 권한이 애초에 불필요한 건지 되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대변인은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경찰 특수본의 수사가 불법을 저지른 사람을 찾겠다로 좁게 해석되면서 참사 진상 규명을 폭넓게 넓혀야 할 때 많은 기관 관계자가 입을 닫게 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지난 9일 국정조사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해서 국정조사가 필요하다. 사건이 정권에 유리하게 축소되고 있다”며 “진실을 거짓말로 은폐하고 증거를 조금씩 폐기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는 여야의 출발지점이 달라도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는 결국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여야의 합의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10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야당은 당연히 국정 조사를 통해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며 “여야 간 결국 합의할 거 같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어느 정도 수사가 진척이 이뤄지고 책임공방이 명확해지면 끝나는 게 아니다”라며 “국정조사로 마무리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서로 출발점은 다르지만 상황에 따라서 이를 마무리하는 여야 간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키뉴스는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시민과 함께 슬퍼합니다.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언론이 해야 할 일을 하겠습니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