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전당대회가 내년 초에 열릴 것으로 보이면서 룰과 관련된 논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친윤·비윤의 입장이 갈리며 당대표에 누가 선출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10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당헌상 당원투표 7, 일반 국민 여론조사 3으로 규정된 비율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친윤계는 당심으로 불리는 당원투표 비율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고 비윤계는 룰을 변경하지 말아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
친윤계는 내후년에 있을 총선에서 공천권을 쥐게 될 차기 당권경쟁인 만큼 야권 지지자가 응답할 수 있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 비중을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당심 투표 비율을 높이면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마음)’이 반영되기 더 적합하기에 친윤계 의원들이 나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전당대회에 윤심이 반영될 거란 기대감도 큰 상황이다.
친윤으로 불리면서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은 지난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대표는 전 국민을 상대로 투표해 유권자로부터 표심을 얻어야 하는 게 아니다”며 “당 정체성과 노선에 확고한 의지를 갖추고 추진할 사람을 뽑는 것이기에 당원 의사가 절대적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비윤계로 불리는 유승민 전 의원 등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전날 KBS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룰 개정에 대해 “삼류 코미디”라며 “축구 골대를 옮기는 것”이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그럼에도 차기 당권에 윤심의 영향이 커질 거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는 국민의힘 내 최대 공부 모임인 ‘국민공감’에 친윤 발언이 계속해서 등장했기 때문이다.
지난 7일 출범한 국민공감은 ‘순수 공부 모임’이라고 표방했지만 해당 모임에 참석한 이들이 당권과 관련한 입장을 냈다. 안철수 의원은 이 자리에서 “우리 모두 친윤”이라고 발언해 이목을 끌었다.
게다가 원조 윤핵관이라고 불리는 권성동·장제원 의원이 정식 회원이 아닌데도 출범식에 참석했다. 윤심이 차기 당권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전문가는 친윤계 인물이 당대표로 선출될 가능성이 있다며 아직은 후보를 지켜보는 단계라고 분석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9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으면 편하다. 하지만 지지율이 낮다고 해서 (당대표가) 반윤이 되고 그런 건 아니다”며 “정부와 여당은 길이 같으니 친윤계가 당대표가 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룰 변경도 있을 것 같다”며 “민심과 다르다 해도 자기 사람이 당대표가 되는 게 더 낫기 때문에 당심을 더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당대표로 유력한 인물에 대해서는 “연말도 남았고 내년도 새롭게 시작되는 해여서 국면이 바뀌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아직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