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마지막 날인 17일 야3당 단독으로 결과보고서가 채택됐다. 국민의힘 위원들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이태원 참사에 책임이 있다는 보고서에 동의 할 수 없다고 반발하며 퇴장했다. 이 과정에서 유족들은 “우리 도와준다고 하지 않았나. 이 장관 해임이 보고서 채택과 무슨 상관인가”라며 울부짖었다.
국회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는 이날 지난 55일 간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국조특위는 오후 국회에서 마지막 전체회의를 열고 그간 활동 내용과 제안 등을 담은 결과보고서를 의결했다.
또 이 장관과 한오섭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장을 포함해 윤희근 경찰청장·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이임재 전 용산경찰청장·정현욱 용산경찰서 112운영지원팀장·김의승 서울특별시 행정1부시장 등 총 7명을 위증죄 등으로 고발, 이용욱 경찰청 전 상황1담당관을 불출석과 국회 모욕죄 로 고발하는 안도 의결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결과보고서에 민주당의 일방적인 의견들만 담겨있다며 채택을 거부했다.
여당 국조특위 간사인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안건 자체가 여야 간사 간 협의 이뤄진 사항이 아니다”며 “마지막 회의 앞두고 간사 간 합의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도중, 언론을 통해 느닷없이 이상민 장관의 위증 혐의에 대한 고발 소식을 전해 들었다. 이런 형태는 여당의 참여를 정말 어렵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주혜 의원은 “이 자리가 진정으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자리인지 의문이 든다. 결국 이상민 장관 찍어내리기이고 이 모든 책임을 윤석열 정부에게 덮어씌우려는 의도하에서 국정조사가 시작된 것”이라며 “이 장관 쫒아내기 위해 증거수집 하기 위한 얄팍한 수작이 아닌가 강한 유감”이라고 했다.
야당 소속 위원들은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장혜영 의원은 보고서 의결 건과 이 장관 고발 건은 별개라며 두가지를 묶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장 의원은 “결과보고서 의결은 국회가 최소한의 책무를 다하는 일”이라며 “두 가지를 엮어서 말씀하시는 것에 도저히 동의할 수 없다. 보고서 의결을 당장해야된다”고 했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도 전 의원을 향해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야당을 조롱하는 것”이라며 “정식으로 전주혜 의원에게 사과를 요청한다”고 했다. 조응천 의원과 천준호 의원 등 민주당 국조특위 위원 측은 전 의원에게 ‘사과하라’고 재차 촉구했다.
조수진 의사진행발언에 뛰어들어온 유족들 통곡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언급하며 “지난해 10월에 얘기했는데 지금까지도 사과도 없고 군불 떼기라 본다”며 “사실이 아닌 게 명확한데도 사실이 아닌 것을 적는다는 건 국민 분열을 가중시키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같은 조 의원의 의사진행 발언이 이어가는 도중 민주당의 강한 반발과 유족의 통곡 등 장내 소란이 일어났다.
민주당 위원들은 조 의원을 향해 ‘지금 뭐하시는 거냐’고 고함을 질렀다. 이때 유족들도 회의장에 방문해 ‘협조하기로 하시지 않았나’며 울부짖었다. 유족들은 국민의힘 위원들을 향해 뛰어드는 등의 행동이 이어지다 강제 퇴장 당했다.
이후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은 의사진행발언이 모두 마치고 보고서 채택에 반발하며 퇴장했고 야3당 단독으로 결과보고서를 의결했다.
우상호 위원장은 산회 직전 “오늘로써 국정조사는 끝나지만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재발방지 대책 마련, 피해자 구제까지 모든 과제를 완료할 수 있도록 유가족이 원하는 독립적인 조사기구와 특검을 포함한 또 다른 진상규명 노력들이 계속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유족들은 국조특위 전체회의가 마무리 된 후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실 앞에 찾아가 문을 두드리며 분노를 쏟아냈다.
고(故) 이지한씨 어머니 조미은씨는 조수진 의원을 겨냥해 “지한이 돌려내면 된다. 아들을 돌려주면 특검 안해도 된다. 조수진 의원이 끝까지 내 심장에 칼을 꽂는구나”라며 통곡했다.
이종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이래서 살 맛이 안난다. 아빠로서 할 줄 아는게 하나도 없다”며 “마지막 날까지 너무한다”고 울부짖었다.
조미은씨와 이종철 대표는 한동안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실 근처 의자에 앉아 눈물을 흘렸다. 이 대표는 머리에 통증을 느끼다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