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산업현장에서 폭력과 협박에 터를 잡은 불법을 놔두면 그게 정부고, 국가냐”라며 노동 현장 정상화와 노동 개혁에 의지를 드러냈다는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12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단짠단짠-MZ 공무원과의 대화 비하인드컷 공개’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59초 분량의 영상에는 윤 대통령이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32개 부처 공무원 150여명과 만나 국정 철학 및 정책 방향에 대해 대화를 나눈 행사 뒷이야기가 담겼다. 절반 가량은 MZ세대를 비롯해 젊은 공무원으로 구성됐다.
윤 대통령은 ‘노동개혁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질문을 받고 “노동개혁의 여러 분야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분야는 법치”라며 “같은 근로자 간에도 임금이 몇 배나 차이가 나는 사회는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 더 공평하고 정의로운 시스템으로 바꿔나가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산업현장에 노조 간부의 자녀가 채용되고 남은 자리로 채용장사를 하는 불법행위를 정부가 방치하면 민간 경영자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을 것”이라며 “산업현장에서 폭력과 협박에 터를 잡은 불법을 놔두면 그게 정부고, 국가냐”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제가 폭력과 협박, 공갈이 난무하는 산업현장을 정상화하지 못하면 국민께 세금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노동개혁 의지를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은 공무원들에게 “국민들께서 더욱 잘 살게 하려면 카르텔과 지대추구 행위를 규제하고 해체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며 “나라의 발전을 가로막는 부당한 기득권 체제에 잘 대처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노조에 대한 압박 수위를 점점 높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21일 2023년을 노동·연금·교육 3대 개혁 추진과 공직·노조·기업 3대 부패 척결을 선포했다. 개혁과 부패 척결의 공통 키워드는 노동이었다. 윤 대통령은 최우선 개혁 분야로 노동을 지목했다.
이후 고용노동부는 올해 3분기까지 노조 회계 공시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고 국토부는 오는 6월까지 노조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취지의 시행령 개정을 하겠다고 했다.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에서의 ‘세일즈 외교’ 소회를 묻는 질문에는 “기업은 결국 국력의 집합체”라며 “기업인을 멀리만 해서는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 적응하기 어렵다. 공무원이 기업의 손익 계산을 볼 수 있어야 재정을 어떻게 투입할지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마약 단속 공무원 공로를 치하했다. 윤 대통령은 “조직폭력배보다 더한 사람들이 마약 유통에 관여하기 때문에 희생정신이 없으면 마약사범 검거는 어렵다”며 담당 공무원들을 격려했다.
가벼운 질문도 오갔다. ‘소금, 설탕 적게 쓰면서도 저염요리 경연대회를 열고 있다. 올해 한 번 도전 해달라’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소속 공무원의 요청에 윤 대통령은 “짠 음식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어떤 음식이든 맛있게 먹으면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답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